늘모자란, 인생

늘모자란, 인생


버라이어티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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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정도 휴식을 했기때문에,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오늘의 루트는 둘레6길의 역방향 (원래는 쇠소깍->여행자센터) 이지만, 여행자센터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지도를 열고 방향을 보니 오는정김밥까지 10분정도만 걸으면 들릴 수 있었기에 일부러 들렀다. 추천 맛집을 보면 도민 호불호가 있는곳이 많던데, 오는정김밥은 하나같이 다 맛있다고 하는 곳이라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약이 빡세면 포기하려고 했는데, 17시에 오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쿨하게 말해주시기에, 기본김밥2줄, 참치김밥 2줄을 예약했다. 그래요 4줄 혼자 먹으려고 예약한거 맞습니다

단골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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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예약하고, 식사를 하고 출발하자 싶어서 저번에 20시넘어서 방문해서 먹지 못했던 정식집인 단골손님이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여기는 도민 추천을 받은곳이다. 1인 정식도 있고, 옥돔정식도 따로 있는데 나는 옥돔구이가 먹고 싶어서 옥돔구이로 주문을 부탁드렸다. 원래는 2인분부터인데 그냥 1인분으로 결제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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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평범한 가정식 혹은 정식인데... 진짜 충격적인 맛이다. 블로그 글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음식 평에 후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는 는.. 일단 제주와서 먹었던 음식중에서는 무조건 1등이다. 특히 국이 말이 안될정도로 맛있는데 마약탄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흠잡을게 하나도 없는 완벽한 곳이다. 여긴 간판 사진도 한번 더 일부러 올린다. 이렇게 손님이 없는게 말이 안된다. 나만 알고 싶은 맛집? 그런건 없다. 이 가게가 알려지지 않는게 세상에 대한 비극이다. 서귀포에서 무조건 1등 식당이다

서복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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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코앞에 서복전시관이 있는걸 보았다. 코앞에 있는데 가보자 싶어서 방문했다. 서복은 진시황 심부름꾼인데 불로초찾아오겠다고 허언을 해서 한국까지 온 허언증 말기 환자인데 박물관에 시진핑까지 방문해서 사인한거보고 정말 기이하다 생각했다. 내가 잘못이해하고 있는건가? 그걸 황제 상대로 두번이나 성공하다니... 아마 한국오면서 이쯤되면 황제 죽었겠지 이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뭐 아무튼 전시관엔 뭐 볼만한건... 따로... 없다

정방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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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폭포는 각도가 천지연 폭포와 비슷해서 썸네일만 보면 천지연 폭포인줄 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정방 폭포는 앞에 바다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리고 봤을때 다르게 생겼다. 사진이 좀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 크기도 압도적이라서 비교를 거부하고, 뭣보다 바다 한가운데에 폭포가 있는 느낌이라서 참 신비롭고 웅장하다. 서복이 여기서 배를 띄우고 출발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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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6코스

6코스는 7길에 비해 확실히 더 쉽다. 짧기도 하고, 7길처럼 하드코어한 지형도 많이 없다. 다만, 볼거리는 7길에 비해 적다. 바닷가 부분이 대부분 숲으로 가려져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바다보다 숲을 체험하고 싶다면 6길이 좋을 것 같다. 걸으면서 좋았던 경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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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위치인 쇠소깎에 도착했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곳인데 그 규모가 상당히 커서 영험한 느낌을 주는 장소였다. 배타는 사람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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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깎을 쭉 따라 걸어올라가면 하천이 나오는데,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이 적어지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쇠소깎의 물들은 거진 다 밀려들어온 바닷물인걸까?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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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귤나무와 많이 마주할 수 있다. 멀리서 볼때 꽃 처럼 울긋불긋하면 다 귤나무였다. 그 수가 너무 많아 제주도 어딜가도 꽃이 핀것 처럼 보였다. 노지감귤이 이런 길거리에 자라는 귤들이겠지? 노지감귤을 제주도의 꽃이라고 부르고 싶다.

오는정김밥&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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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을 다 걸으니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서둘러 버스를 타고 오는정김밥에 왔는데, 17시에 예약하면 16시 50분정도 되야 받을 수 있다. 바로 먹으려면 예약을 하고 오래 기다려야될 수 있으니, 애초에 점심이면 점심, 저녁이면 저녁때 먹을 생각하고 시간으로 예약하는게 좋아보인다. 나는 서둘렀더니 오히려 일찍도착해서, 가게 앞에서 조금 기다려서 김밥을 받고, 바로 옆집에 위치한 꾜란에서 라면 하나 시켜 같이 먹었다. 꾜란은 라면을 주문하면, 오는정김밥을 같이 먹어도 된다는 조건이 있는데, 오는정김밥은 따뜻할때 먹어야 맛있다고 해서 나도 그냥 옆집에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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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정김밥은 그냥 김밥이다. 마지막에 튀김같이 바삭하고 씹히는게 있는데 이게 유부튀김이라고 한다. 그거외엔 완전히 그냥 김밥이다. 별 특이한 맛도 없고, 진짜 그냥 김밥이다. 이걸 왜 1시간 2시간씩 기다려서 먹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진짜 그냥 김밥이다. 김밥. 그냥 김밥. 오히려 옆집에서 먹은 마늘과 후추가 많이 들어간 라면이 중독성이 있어 가끔 생각났다

식사를 하고서는 숙소로 돌아가 잠깐 쉬었다.
숙소에 누워서 워치를 살펴보니 오늘 하루만 2만 3천보 정도 걸었다고 나왔다. 나는 하루에 200보도 걷지 않은적도 있는 공중부양형 인간인데 오늘만 2만 3천보라니 좀 놀랬다.. 서울로 돌아가면 걷는것에 취미가 들지 않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해보았다.

히사이시조 OST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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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분입니다

시간 맞춰서 서귀포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하시이시조 OST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제주도에 오기전에 유일하게 사전에 세운 계획으로, 지도에서 예술의 전당이 있는걸 발견하고 공연일정을 확인해 무려 한달전에 티케팅을 했다. 사이트가 터져대는데 성공한게 운이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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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기본으로 오케스트라가 있고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각 악기들이 이미 훌륭하게 혼자 연주가 가능할텐데도 협주를 하면서 만들어내는 선율들이 너무나 멋있었다. 촬영을 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히사이시조가 진짜 왜 거장소리를 듣는줄 알겠다. 한번쯤은 들어볼만한 노래들이었고, 어쩜 이렇게 곡명에 맞게 노래를 잘 만들었나 싶다. 음악회가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 아는 노래들이 나오기도 했고, 나에겐 너무 큰 감동으로 다가와서 서울에 올라가거든 종종 음악회에 참여해야겠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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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숙소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새섬에 가서 산책을 할까 했는데 바닷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서 다리가 흔들리기에 중간까지 갔다가 포기했다. 대신 바로 앞 바다에서 바닷바람과 파도를 한참 바라보았다.

2023/12/09 14:04 2023/12/09 14:04

월척을 꿈꾸다

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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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회사일이 좀 생겼다. 그래서 오전 내내 방에 있었다. 하지만 먹는 건 대충 먹을 수 없었다. 밥을 먹고 오겠노라고 선언하고, 도민이 추천해 준 덕성원에 가서 꽃게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낮술도 한잔했다. 꽃게짬뽕에 꽃게는 꽤 들었지만 맛은 그냥 그랬다. 꽃게가 짬뽕에게 있어야 할 무언가를 앗아가버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얼큰하지도 않고 꽃게 국도 아니고 좀 희한한 느낌의 요리가 된 것 같다

천일호(선상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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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배낚시를 가려고 계획한 날이었다. 2시부터 3시간 낚시하는 코스를 예약했는데 (당일에) 전화를 하여 받았더니, 2시 배를 예약한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3시 배를 타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차액은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어쩔 수 없지 싶어서 3시에 배를 타기로 하고 회사 일을 조금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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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낚시 업체는 '천일호'라는 곳이다. 세연교 부근에 있고 예약하면 자세한 위치가 문자로 안내된다. 예약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하면 된다. 선상낚시 체험 업체인데 장갑, 생수, 미끼를 추가로 판매한다. 미끼는 말린 고등어 포(?)인데 치트 아이템이 아니니까 사지 말자. 기본 새우 미끼를 제공해 주는데 충분하다. 장갑은 생선을 잡았을 때 한 손으로 잡고 바늘을 빼야 되기 때문에 추천한다. 생수는... 나는 샀지만 마시지 않았다. 마실 겨를이 없었달까. 그러니, 목장갑만 현장에서 추가 구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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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지만 멀미약을 먹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배 위에선 괜찮았는데 내리고 나서 좀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낚시 자체는 재밌다. 어군을 보고 배를 위치시키는 것 같았다. 배에 승선하면 낚싯대를 사진과 같이 꼽아놓는데, 한 명씩 낚싯대 위치에 서서 낚시를 한다. 기본 새우 미끼를 한 됫박 퍼서 옆에 놓고 가준다. 배 안에 변기도 있고, 평상도 있고, 누울 수 있는 곳도 있어 있을 건 다 있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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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도 모를 물고기 세 마리를 잡았다. 옆에선 호박돔이란 애를 잡았는데 크기가 꽤 되어서, 선원에게 말해 회 쳐 먹더라 (마리당 2천 원). 내 물고기는 씨알이 작아서 횟감으로 사용하진 않고 (뭣보다 먹음직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다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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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세연교에 해가 걸려있었다. 일몰에 감탄했고, 뱃소리와 파도 소리에 한 번 더 감탄하며 무사히 육지(???)에 발을 디뎠다. 사이버 세상에 참치 잡으면 어쩌냐고 오만 호들갑을 떨고 탔는데 좀 아쉬운 조과이긴 하다. 근데 파도도 심하고 입질을 알아차리기가 진짜 어려웠다. 숙련된 어부가 되는 일은 힘이 든다

88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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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탈 당시에는 괜찮았는데, 내리고 보니 머리도 좀 띵한 거 같기도 하고 뱃속이 좀 메슥거린다고 해야 하나? 속이 편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에게 얼큰한 것을 먹으라 투약 지시를 했고, 네이버 지도를 찾아보다가 흑돼지 국밥과 돔베수육을 파는 88국밥이라는 곳이 있어 방문했다.

음식평을 좀 하자면 돔베수육 굉장히 야들야들하고 맛있다. 하지만 국밥은 맛없다.
국밥 안에 고기가 아주 실하게 든 점은 굉장히 좋은데, 국물이 문제가 좀 있다. 이게 원래 제주도 스타일이다 하면 할 말이 없다. (서귀포 시민은 국밥을 2군데서만 먹는다고 하는데 88국밥은 해당되지 않는다. 한 곳은 순대 이야기이고 하나가 어딘질 모르겠다) 맑지도 진하지도 농도가 있는 거도 아닌 참으로 애매한 맛이 난다.

그리고 양념된 부추가 있기에 이거도 넣어 먹는 거냐 물었는데, 남자들은 보통 넣어먹는대서 나도 평소처럼 넣었더니 부추의 양념 맛이 꽤 센 건지 국물 맛이 완전히 또 달라졌다. 내 생각엔 양념 부추를 내지 말고 국밥용 부추를 따로 .. 취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홀 서빙하시는 분이 양념 부추를 넣으면 국물 맛이 달라진다는 걸 모르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국밥은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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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굉장히 친절하다. 제주 순대를 좀 맛보고 싶은데 그런 단일 메뉴가 없냐고 말씀드리니까 메뉴엔 없지만, 맛보기로 원가만 받겠다며 순대를 물에 데쳐서 가져다주셨다. 좀 비릿한 맛이 나는데 통오징어 내장의 그 술을 당기게 하는 느낌이 있다. 좀 비릿한 향이 나는데 술로 입안을 슥 헹구고 한잔하고 하면 아주 맛이 좋았다. 개인적으론, 이 순대를 메뉴화해서 술안주로 팔면 대 히트 칠 것 같다.

서귀포 the 좋은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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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낚시를 하면서 파도가 좀 튀어서 안경이 엉망이었다. 참다 참다 안되어서, 한 안경점에 가서 안경닦이만 구매할 수 없냐고 말씀드리니, 안경 닦이는 따로 팔진 않는다면서 그냥 2장을 주겠다 하셨다.... 너무 고마워서 인사를 꾸벅했다. 서귀포 안경은 서귀포 the 좋은 안경이다. 모르겠으면 그냥 외워라. 서귀포 the 좋은 안경. 서귀포 the 좋은 안경.

세븐 코인 노래방

그냥 돌아가기 심심해서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했다. 혼자 여행하는 나 홀로 여행족들에게 큰 문제가 있다면 밤에 할 게 없다. 낮엔 부지런히 쏘다니고 콘텐츠를 즐기지만 밤이 되면 할 게 없다. 밤에 할 걸 생각해두고, 만들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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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노래방들처럼 중앙에서 시간 입력하고 가는 시스템은 아니고, 방 안에서 돈을 넣는 시스템이다. 아직 서울 트렌드가 여기까진 전파되지 않은 모양이다. 일단 입실하고, 입실해서 지폐나 동전을 야무지게 넣어주면 노래가 시작된다.
나 홀로 좀 취한 채로 재밌게 놀고, 들어와 친구와 통화를 좀 하다가 잠들었다
2023/12/08 09:42 2023/12/08 09:42

추억 회귀

희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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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김시선의 고려 거란 전쟁을 다 보고 잠이 안 와서 유튜브 탐방하는데, 또간집 서귀포 편이 알고리즘에 채택되어 나왔다. 좀 들뜬 마음으로 시청했는데, 닭으로 만든 밀면과 깐풍기가 있는 희신이네가 1등 하는 것을 보았다. (이동네는 OO이네라는 상호가 유독 많은 것 같다) 나는 원래 밀면도 좋아하고, 닭도 좋아한다. 그래서 대전의 원미 면옥도 굉장히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지도를 찍어보았다. 숙소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서 일어나면 가보기로 했다. 이미 미영이네를 간단히 통과했기 때문에 웨이팅이 많이 없을 것이라는 근자감이 가득했다.

희신이네는 테이블링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종업원들이 너무나 바빠서 새로 온 사람 안내를 못해줄 지경이다. 가게가 T자 형태의 구성이라서 구석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종업원들의 눈에 띄기도 어렵다. 자리에 앉기 직전까지도 과하게 불친절한 상태이며(의도하지 않은) 카운터에 가서 대기자 버튼을 눌러야만 진행된다. 카운터의 대기자 버튼을 눌러야 된다는 그 어떤 안내도 없기 때문에 눈치껏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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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봤던 대로 중식 메뉴를 잔뜩 파는데, 짬뽕이 새우도 올라가고 비주얼이 아주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밀면을 먹으러 간 거라서, 풍자가 시켰던 메뉴인 밀면과 깐펑기를 주문했다 (깐풍기인데 닭으로 만들어서 깐펑기이다. 11월부로 순살로 교체했다고 한다). 그리고 깐풍기니까 맥주도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먹으면서 느낀 점은 풍자가 그냥......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맛은 그냥 그랬다. 부산밀면과 크게 다른지도 모르겠고, 차가운 물에 닭 넣으면 회색빛깔처럼 변하는데 닭도 그런 상태이고, 닭 비린내도 좀 나는 것 같고... 깐풍기는 그냥 양념치킨 먹는 느낌. 맛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과연 이 맛이 특별한 맛일까?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줄을 선다고 하면 말릴 것 같다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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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성산 일출봉으로 향했다. 성산 일출봉은 가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좀 했고, 도착하기도 전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일출봉을 보면서 오르는 게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좀 두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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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걱정도 했지만 의외로 완만해서 오를만했고, 도심(??)이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멋있어 감탄을 넘어서 살짝 감동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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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가 움푹 패어있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은 심시티로 평탄화 작업한 것만 같았다. 먼 과거에선 저기서 용암이 뿜어져 나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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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도 버릴 곳 하나 없는 풍경을 즐기며 잘 내려왔다. 왜 일출을 기다리는 명소인 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여기서 일출을 바라보고 있으면 벅찬 느낌이 올라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내려다보이는 도심,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주접을 떨어본다.

섭지코지

그다음으로 섭지코지로 향했다. 성산 일출봉에서 섭지코지로 버스 타고 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배차가 하루 6번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빨리 택시 타고 이동했다. 아쿠아 플라넷 앞에 도착한 후 섭지코지 방향으로 크게 돌기로 했다. 지도에 섭지코지라고 나와있는데, 나는 그 해안가 전부를 섭지코지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섭지코지는 지도에 나와있는 데로 일부분이고, 나는 그냥 해안가를 돈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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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걷는 것도 좋았다. 이미 성산 일출봉을 걷고 와서 발이 좀 아팠고, 섭지코지까진 보이지도 않아서 짜증이 다소 났었지만 주변 경관을 보고, 뻥 뚫린 바다와 밀려오는 파도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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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와 섭지코지는 똑같은 해안가이지만, 섭지코지는 좀 더 꾸며놓은 점이 달랐다. 4월에 섭지코지에 가면 꽃들이 많이 피어서 참 좋다고 하는데, 겨울바다에 해안가에 부유물이 많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건진 모르겠다) 비린내도 나고, 좀 더러운 느낌이 있었다. 또, 섭지코지 내에 버려진 폐 건물들이 다수 있어서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희한했다. 치우는 게 좋지 않을지...

아쿠아플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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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크게 돌아서 택시에서 내렸던 곳에 도착했다. 바로 아쿠아 플라넷으로 향했다. 발이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편의점에서 몬스터 한 캔 마시고 시작했다. 오리지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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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은 언제 간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데, 34세(남)가 된 내게도 너무나 멋있었다. 귀엽고 거대한 동물들을 보면서 도대체 지구는 어떻게 이뤄져 있는 걸까 바다코끼리라고 작명한 사람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 많았는데 내 썩은 촬영 실력에 열어보니 사진이 다 개판이라 몇 장 올리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이 마음에 많이 새겨왔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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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에 있는 전시장도 들려서 구경했다. 유미의 세포들 출세했다... 웹툰으로 볼 때도 있었는데 드라마도 나오고 전시도 하고... 전시 자체는 별 재미는 없었다. 애들 눈높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이런 것도 했구나 정도였다.

해녀엄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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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마치고 나오니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도 조금씩 떨어지고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기에 좀 위기감을 느껴서 다음 일정을 서둘렀다. 아쿠아 플라넷은 요전에 친구들과 제주도에 왔을 때 묵었던, 휘닉스파크에서 아주 가까웠다. 나는 성산 일출봉으로 향하면서 다시 한번 친구들과의 추억을 마음에 새기고 싶었다. 그래서 성지 순례 느낌으로 우리가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울고, 웃고 했던 가게 앞을 걸었다.

친구들과의 제주의 (밖에서) 마지막 술자리였던 해녀 엄마의 집에 당도했다. 문을 열고 혹시 라면만 하나 먹을 수 있냐고 여쭤보니 사장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셨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해물라면 하나를 먹었다. 사실 라면은 막 뛰어난 맛은 아니다. 소스도 다 안 쓰시는지 그렇게 맵지도 않고, 해산물에 중화돼서 그런가 자극적인 맛이라기보단 속이 편한 라면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는 이 라면에 엄청나게 푹 익은 김치를 주셨었는데 그 김치가 진짜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김치는 담근 지 얼마 안 되는 생김치여서 좀 아쉬웠다.

라면을 먹으면서 내가 여기 왔다고 친구들에게 톡을 보냈다. 친구들을 사이버 신경계로 제주에 초대했더니 다들 반가워했다. 여행에서 돌아간 후 친구들과 모여서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다들 사는 게 바빠서 잘 만나지 못해 아쉽다. 즐거운 모임을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라면을 다 먹고 사장님께서 귤을 하나 주셨는데 달고 맛있었다. 메뉴 옆에 감귤 택배도 한다 적혀있길래 이거다 싶어서,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내 일을 대신해 주신 선임님 집으로 택배를 보내주십사 부탁드리고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여운이 좀 남아서, 맥주와 간식거리를 좀 사다가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하루를 마무리 했다.

2023/12/07 11:02 2023/12/07 11:02

고등어회를 꿈꾸다

겨울의 제주도에 기대한 것 중 하나는 고등어 회였다. 사당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니맛내맛도 아닌 애매한 맛이었는데 제주도에서 고등어회를 먹은 사람이 별로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비리지 않고 신선하니 참 맛있다나? 고등어 회를 먹어보고 싶단 생각을 몇 년째 하고 있었는데, 회사에 (다른) 연구원님이 미영이네를 다녀왔다고 했고, 맛있게 먹었다고 하는 말에 유명한 곳을 미리 조사를 좀 했다.

도민에게 고등어 회를 먹으러 모슬포 항에 간다고 하니까 고등어 회 땜에 그 먼 데를 왜 가냐고 하던데 알고 보니 제주도 사람들은 1시간 이상 가야 되는 거리는 거의 서울에서 부산 가는 느낌으로 생각하더라. 갑자기 부산 가서 파전 먹고 오겠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이긴 하겠다. 아무튼 미영이네는 수요일 휴일이라는 정보를 미리 알고, 화요일에 가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당일에 일어나니 아침 8시였다. 모슬포항에 가려면 서귀동에서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일찍 일어난 나 자신을 칭찬했으나 어김없이 다시 잠든 나는 열시가 다 되어서 깨어났다.. 서둘러 정거장에 갔지만 배차 시간이 지옥이었다. 60분이 넘게 걸리는 것도 있고.. 제주도 버스는 너무나 빡세 디 빡셌고 택시비도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도민들은 모두 차 한 대씩은 있는 걸까?

여기서 잠깐 사족을 달자면, 제주도 버스는 배차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주 버스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한다. 네이버 맵을 믿었다간 배차 정보 없음에 곧 오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다음 버스: 60분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경험담)

아무튼, 나는 결국 택시를 탔다.
택시 타고 가는 길에 기사님과 짤막한 이야기를 했는데, 나무에 귤도 아닌 수박만 한 노란 덩어리들이 매달려있는데 그게 뭐냐고 하니까 하귤이라고 대답해 주셨다. 하귤은 여름에 따먹는 귤이라는데 도민들은 시고 맛이 없어서 안 먹는다고 한다

미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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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이네가 있는 모슬포항은 평범했다. 각 항구마다 분위기가 좀 다른데 모슬포항은 부산하지 않고 조용했다. 조업을 쉬는 날인진 잘 모르겠지만, 뱃고동 소리도 없고 조용했다. 미영이네는 가게 리뉴얼을 해서, 주변 경관과 안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나는 꽤 늦게 도착했는데도 웨이팅이 없었다. 하지만 입구에서 테이블 예약을 해야 한다. 메뉴까지 완전 다 정하고 입실하는 시스템이다. 점원이 나보고 뭐 먹을 거냐고 하기에 고등어회 소짜랑 구이를 먹겠다고 하니까 그거 다 먹을 수 있냐고 또 물었다. 나는 사실 뚱뚱하지 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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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회가 나왔다. 처음엔 좀 당황한게, 와사비 간장을 주지 않아서 이걸 어떻게 먹으라는걸까 싶었다. 둘러보니 나같은 인간들이 많은지 아예 붙여 써놨다. 혼자 머쓱해하며 똑같이 먹어봤는데 양념장 야채는 좀 매콤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뭐 안곁들이고 쌈장에 찍어먹는게 제일 맛있었다. 
고등어는 비리지도 않고 신선한것같았고, 무엇보다 쫄깃한 식감이 아주 제법이었다. 회 중에는 이런걸 먹어본적이 없다. 좀 비싸도 대만족했다. 굳이 한마디 하자면 고등어 자체에 맛은 없는것 같다. 쌈장빨인 느낌. 비유하자면 전어같은 놈이다.

한라산 한잔 걸치고 있는 와중에 고등어 구이와 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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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구이도 진짜 잘 구웠다. 촉촉한 것이 어떻게 이렇게 굽지 싶은 맛이다. 살도 가득가득한 게 정말 감탄해서 국내산 고등어도 충분히 노르웨이에 비벼볼 만하다고, 고등어는 구이로 먹어야 함이 옳다며 제주도 파이팅을 속으로 외치고 있다가, 원산지를 보니 구이는 노르웨이산이라고 적혀있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드세요..

탕은 아주 고소한 들깨탕 같은 느낌인데 맛이 좋다. 걸쭉하니 먹을때마다 술이 깨는 맛이어서 한라산 1병을 더 했다.

송악산

모슬포항에서 송악산으로 향했다. 송악산에 가게 된 계기가 있다. 



제주도 여행과는 아무 상관 없는 시기에 신세경 씨의 이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자막이 기억에 남았었다. 제주도에 단 하루만 올 수 있다면 송악산에 오겠다는 말이 내 뇌 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채 존재했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미영이네 근처에 송악산이 있단 걸 알게 되고, 나는 반드시 송악산에 가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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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에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왜 또 택시냐 하면, 배차의 지옥에 또 빠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선 비효율이 개 미쳤다. 배차가 정상이더라도 버스로는 41~50분이 걸리는 거리를 택시로는 단 9분 만에 갈 수 있다. 모슬포에서 송악산으로 가는 노선이 없기 때문에 한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택시를 탔다.
이 얘기를 택시 기사님한테 했더니 송악산 부근엔 택시도 잘 없다며, 일정이 다 끝나고 택시 이동이 필요하면 전화를 주라고 말해주셨다. 나는 제주도 사람들의 친절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전화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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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들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부터 문제였다. 해당 스타벅스엔 리유저블컵으로밖에 테이크아웃이 안된다. 리유저블 컵을 반환하면 천원을 돌려준다. 그리고 송악산에는 쓰레기 버릴곳이 마땅치가 않다. 결국 나는 산을 등정하는 내내 스벅 리유저블 컵을 들고 있어야 했다. 커피가 필요하다면 매장에서 다 마시고 출발하는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

사진에 보면 왼쪽에 뜬금없이 툭 튀어나와있는게 신방산이고, 오른쪽에 보이는게 한라산인데 이 날도 날씨가 워낙 좋아서 가시거리가 미친 수준이었다.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산을 오르면서 특이한것들을 좀 봤는데, 마라도로 가는 배가 송악산에서 출발한다는것과, 일본군이 송악산도 진지로 사용하려고 굴을 파놓은 흔적들이 있다는 것 이었다. 당시 일본군들은 굴을 왜이렇게 파는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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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은 등산 코스가 따로 있는데, 굳이 오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은데 산 위에서 본 경관이 막 엄청나진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에 둘레길 마냥 섬의 둘레를 따라 걷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송악산의 경치는 절경이었다. 높은 곳에서 가파도, 마라도도 보이고 때로는 산이었다가 절벽이 나타났다가, 평야가 나타나는가 하변 해변가도 나타나서 쉬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안가에 떠밀려와 쌓여있는 쓰레기는 좀 씁쓸했다)
신세경 씨가 왜 송악산을 그렇게 칭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유튜브에서의 표현처럼, 내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적당하고 쉽게 오를 수 있는 이런걸 동산이라고 하는거지 전에 파트원 사람들은 무슨 청계산을 동산이라고 하며 날 속였던게 기억났다. 정말 괘씸하다

신방산 탄산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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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목적지는 신방산 탄산온천이다. 송악산 근처를 조사하다가 알게 된 곳인데, 제주도에 글쎄 온천이 있다고 하질 않는가. 마침 여행 가는 시기도 겨울이고, 송악산을 타고 내려와서 쌓인 흙먼지를 온천에서 씻고 나가면 참 좋겠다 싶어서 다음 행선지를 탄산온천으로 정했다. 이때 제주 버스 시스템이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미 도민들은 익히 알고 있더라. 이건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결국은 또 택시를 탔다. 여행 타이틀이 뚜벅이인데 좀 부끄러운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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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온천은 진짜 물에 탄산이 있어서 탄산온천이라고 한다. 사이다처럼 몸에 기포가 생기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전혀 그렇진 않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주변에 기포가 생기는 정도의 탄산이다. 가족단위의 방문이 많기 때문에 노천탕이 운영 중인데 수영복을 별도로 입고 입장해야 하므로, 나는 실내 목욕만 이용했다. 찜질방을 할까말까 잠깐 고민했다. 옵션이 꽤 많이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물에 철분이 많은지 피 냄새처럼 좀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는데 씻고 나오니 참 개운했다. 탕은 미온수, 온수, 고온, 냉탕 그리고 차가움에 근접한 미지근한 탕 약탕 두개로 운영된다. 다들 뜨거운 건 싫은데 약효는 받고 싶은지 약탕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욕을 끝내고 바나나우유 하나 때려주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신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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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예 계획이 없던 식당이었다. 나는 조각공원에 가야했는데 조각공원앞은 식당이 없다 못해 거의 폐허수준이다. 시간이 좀 뜨기도 했고, 시간도 때울겸 남는 시간을 식사로 채우고 싶었는데 국밥은 10분컷을 낼게 뻔했고 그래서 그냥 배에 한번 기름칠도 할겸 소고기집인 식백정에 전화를 하고 방문했다. 한우 코스였는데 더 윗단계의 코스엔 해산물이 나오기때문에 그 전날에 전화를 해야 준비가 된다고 한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비추천한다. 11만원 냈는데 안구워준다. 서울만 구워주는걸수도 있다. 근데 이미 내 기준은 그런데 어뜩하겠나. 부위도 다양하게 주는게 아니고, 어느 부위 좋아하냐 그러길래 내가 소의 뭐.. 부위를 잘 아나... 평소 먹는건 안창살이다 하니까 안창살만 썰어주셨는데 리뷰보니 별 말 안하면 새우살도 주고 다양하게 주는 모양이었다. 나는 안창살만 줄걸 알았으면 말 안했지... 특수부위 코스라더니.. 안창살도 특수부위라고 하면 할 말이 없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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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게 있어 문제는 육회였다. 리뷰를 보니 육회에 만족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서 역시 강하게 얘기는 못하겠지만.. 육회에 참기름같은걸 너무 많이 쓴 것 같다. 고기의 맛보다 생고기를 고기에 절여먹는 느낌이었다. 좀 아쉬웠다. 반찬의 퀄리티가 매우 좋았는데 (고구마에서 와사비같은 향이 나는 반찬이 있었는데 진짜 이건 개 쩔었다. 여태 먹어본적이 없는 고구마 맛) 육회에서 너무 실망해버려서 먹는 내내 다음 메뉴에 대한 기대를 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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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육사시미와 고기가 나왔고 이후엔 된장찌개에 밥이 나온다. 밥은 안먹고 그냥 갈려했는데 후식이 나온대서 한참 기다렸는데 후식이 된장찌개랑 밥이었다... 찌개안에 소면이 좀 있길래 건져먹고 계산하고 나왔다. 보통 후식은 과일 이런걸 말하지 않나? 식사라고 했으면 안 기다리고 나갔을텐데.. 아무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가게였다.

루나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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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꾸민게 아니고, 조명이다

신백정에서 계산할때 여긴 어떻게 오셨녜서 루나폴에 가기전에 들렀다하니 거기 참 잘되있다고 말해서 기대감이 상승했다. 입구부터 범상치가 않다. 그리고 바로 입장을 안시켜주고 사람들이 모여 무리지어질때까지 기다리게 하기에 도대체 안에 뭐가 있길래? 하는 기대감이 막 부풀었다. 루나폴은 동선상에 있는곳이어서, 온천에 갔다가 바로 돌아오지말고 들렀다 오자 싶어 넣은 깍두기였지만 일정에 있어서 가장 만족한곳이다. (애초에 밤에만 개장하는 특이한 곳이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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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면 알바가 와서 루나! 이러면서 인솔해가는데 와 진짜 극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나 같았으면 좀 치욕스러웠을 것 같다. 월급을 많이 받겠지? 하는 생각했다... 인스타에 이벤트를 많이 하는 곳이라는데, 입장해서 알바분에게 누나 스마스!라고 소리치면 사탕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 루나 스마스! 하는데 루나 스마스! 꺆! 하면서 선물을 주는 알바분을 보면서 정말 찐 리얼 극한 직업이라고 한 번 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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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나의 야간 촬영 실력.. 루나폴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숲속의 조명 예술 전시회장이었다. 오색 빛과 각종 설치물들이 있는데, 메인 광장에 입이 떡벌어지게 큰 달 덩어리 하나가 시야를 꽉 채우는것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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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큰걸 뭐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은데 달 표면도 잘 보면 그림이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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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변태적인 집착에 가까운 퀄리티가... 있는 곳이다. 컨셉은 많은 이들의 소원이 달에 닿아, 달이 소원을 들어주러 지구에 추락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4~5개의 장으로 각각 다른 색의 조명과 컨셉으로 숲이 꾸며져있다. 단순히 보는것만으로 끝내지 않고 황금볼 같은 아이템을 지정 위치에 두면 발동(?) 되는 것도 있어 흥미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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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루한 폰과 썩은 야간 촬영 실력으로 인해 더 많이 담아내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내 눈과 가슴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새겼다고 생각한다.
루나폴에 대해서 조금 더 적어보자면, 숲의 길도 흙길이라 걸을 때마다 들리는 흙길의 소리가 내내 함께 하고, 숲의 차가운 기운과 더불어 어두울새 없는 오색 조명과 계속 울려 퍼지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막연히 걷는 게 아닌 나름의 기승전결이 있는 구성도 좋았고... 누군가는 이상한 콘셉트와 번쩍거리는 게 웃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꼴에 공간을 빌려 전시하는 걸 도우면서 이런 예술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들은게 있어서 그런가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왔다.

어두운 숲의 특징으로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진짜 별들이 보이는 것도 좋았고, 인정하기 싫지만 연인끼리 가면 두 배는 더 재밌겠다 싶었다. 어둡고 음산하기 때문에 아주 앞이고 뒤에 착 달라붙어 걷던데 정말 재수가.... 하.... 여기까지만 한다...
돌아와서는 크롬 캐스트로 고려 거란 전쟁 하이라이트를 시청하다 잠들었다. 이번에는 강감찬으로 환생하신 최수종 씨 정말 리스펙트 한다. 너무 재밌다.
2023/12/05 22:25 2023/12/05 22:25

유람의 날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뚜들겨 맞은 것 마냥 아팠다. 걸어서 아픈 통증은 아니었고, 마사지의 후유증인 듯했다. 어깨와 허리 쪽이 아팠는데 시원해서 아프다고 해야 하나? 좀 애매한 느낌이다. 몸이 불편을 느끼는 그런 아픔은 아니었다.
어제 휴일이어서 방문하지 못했던 대도식당에 방문했다. 나가기 전에 빨래 예약을 걸어놨는데 처음엔 맞추는 시간이 실제 시간인 줄 알고 19시로 맞췄다가, 숙소에서 잠깐 나갔다 들어왔더니 시간이 18시간 34분이 돼있는 걸 보고 잔여시간이구나 하고 깨닫고 얼른 다시 예약을 맞췄다. 분명히 ThinQ로 맞추면 실제시간인데... 인터페이스가 동일하지 않은 것 같다.

대도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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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식당은 복 지리 식당이다. 매운탕도 같이 파는데, 지리가 제일 유명한 곳인듯하여 지리를 주문했다. 지리를 주문할 때 복을 정할 수 있는데, 참복으로 주문했다 더 큰데 조금 더 비싸다고 한다. 많이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참복의 양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리를 먹을 때 신맛이 느껴져 이상하다 싶었는데 친구 말로는 지리에 식초를 넣기 때문에 원래 신맛이 나는 것이라고 한다. 싱기싱기

밥 먹고 오늘은 뭐 할까 고민을 하다가, 어제의 후유증으로 다리도 좀 아프고 하니, 최대한 덜 걷는 콘텐츠를 하자 싶어서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예약했고, 밥을 먹고 출발했다. 유람선은 세연교옆의, 새섬 옆에 위치한다

서귀포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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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 폭포로 넘어갈때 밤에만 봤던 풍경을 낮에 봤더니 감회가 새로웠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이보다 더 좋은 날씨가 있을까하는 생각이었다. 쭉 걸어서 승선권을 발급하려하는데... 잠수함을 발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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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몰랐지 잠수함을 발견했는데 어떻게 타지 않을 수 있을까? 홀리쉿 뎃츠 서브머린!!!!!!!!!!!!!!!!!!!!!!!
나는 잠수함도 예매해버리고 말았다. 유람선을 예매하면 해양국립공원 사용료 1천원을 추가로 지불해야하는데, 잠수함을 같이 탄다고 하면 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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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은 3층으로 구성되었고, 2층에 작은 매점이 있었다. 나는 맥주 2캔을 사들고 3층에 앉아서 출발을 기다렸다. 그런데 선장님이 말하길, "오늘 위성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우리 유람선이 그 근방을 지나게 됩니다. 그래서 아주 운이 좋으면 그 광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봐야 한 1% 확률 될까요?" 하지만... 갑자기 어떤 아주미가 큰 소릴 치는데.. "아니 저거 아녀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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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지져스 바로 냅다쏴버림.... 와.. 무슨 일본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위성 발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되다니 진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영화같은 일이 (좀 멀지만)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이거 트루먼 쇼인가? 알고보니 발사시간이 2시 정각 발사였는데 선장은 그냥 똥촉이었던것이다. 2시아니면 3시지 뭔 1% 같은 소릴

하지만, 유람선은 출발도 안했는데 같이 타고 있는 모든이들이 흥분한게 느껴졌다. 유람선 선장님은 유쾌했다. 입담이 좋았고 재밌는 정보를 툭툭 던졌는데 내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다. 너스레 떨면서 막 이상한 소리하는건 선장 국룰인듯

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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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쪽이 이렇게 파랑색으로 되어 있는 설비의 배는 냉동시설이 아주 잘되어있는 (최소 몇억이라 했더라... 하여튼 억단위) 시설의 배로, 한번 출항하면 2달씩 생선을 잡는 배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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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이 파놨다는 땅굴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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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폭락해 아무도 그 가격에 구매하지 않는다는 서귀포 유일의 아파트도 알게 되었다 (그 와중에 뒤쪽 산 배경이 멋있어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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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기둥이 솟아올라 만들어졌다는 이 섬도 처음엔 이런 굴이 없었을 텐데 파도에 침식되어 부서지고 부서져 이런 굴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다. 돌 하나가 사라져가는 걸 인간 1명의 인생 기간 동안에 목격할 수 있을까? 자연은 정말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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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폭포가 정방폭포라고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들으며 저기도 곧 가봐야겠구나 생각을 했다. 혹시 정방동이 정방폭포에서 딴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조사에 따르면 둘레 6코스를 걸으면 정방폭포에 달할 수 있었다)

서귀포 잠수함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잠수함을 타기 위해 건너편 배에 바로 탑승했다. 서귀포 잠수함은 바로 타는게 아니라, 배를 타고 잠수함이 있는 곳 까지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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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런 잠수함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저기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은 사진 스팟인데 저기 세워놓고 사진 찍어준다. 잠수함 관광을 마치고 나오면 해저 탐사증이란 걸 뽑아서 사진을 붙여준다....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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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뒤로 돌아서 붙잡고 내려가는 사다리를 통해 입선하게 되는데, 양쪽으로 창이 나있다. 하지만 관광은 한쪽 창씩 번갈아가면서 한다. 사진에서 잘 보면 왼쪽에 의자가 있는데, 지금 앉아 있는 사람들은 관광이 시작되면 저기 쪼그려 앉고, 반대편 창에 앉은 사람들은 뒤돌아서 관광한다. 이 부분은 좀 별로라고 생각되지만 또 어쩔 수 없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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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 시작되면 다이버가 먹이를 뿌리며 물고기를 끌고 다녀준다. 아주 볼만하다. 이런건 원래 프리다이빙이나 스노쿨링하는 기만자들만 가능한 컨텐츠였는데 제주 서귀포 서브머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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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도 해준다. 나도 머쓱해져서 손을 흔들었다...
그다음으로 산호 지대를 보여주는데 산호가 막 딱히 예쁜 줄은 모르겠다. 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찍힌 사진들은 좀 기괴한 느낌이랄까... 뭐 아름다움의 기준은 다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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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한 잠수함에서 내려 돌아올땐 해가 슬슬 지고 있었다.

봉수네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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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땜에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출출하기에 적당한 데가 보이면 그냥 먹기로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작은 소음에 뒤를 돌아보니 고기 국숫집이 있었다. 메뉴를 보니 막걸리도 있기에 돔베 고기 시켜서 막걸리나 해야겠다 싶어서 들어갔다. 그런데 돔베 고기는 따로 판매하지 않아서, 고기 국수에 고기를 좀 더 추가해서 먹었다. 소신 발언하자면 고기 국수는 그냥 별 맛이 없다. 어딜 가도 그게 그거 같다.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특출난 맛이 없어서 맛의 평준화가 이뤄진 느낌이다.

빨래를 다 널고 있자니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아니 시발, 내가 부재중 메일 설정 안 했던가? 하지만 부재중 메일은 잘 설정되어 있었고 회사 사람들은 휴가 건 뭐건 전화부터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슬픔에 젖은 채 회사일을 했다. 아 오늘 월요일이었지 하면서.
그러고 있으니 국수로 채운 배가 꺼지기에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수는 간식이니까

도민에게 추천받은 정식집이 있어서 향했는데 이때 크게 데었다.
서귀포 대부분의 술집이 아닌, <식당>은 20시면 문을 연 곳이 없다. 다 닫는다. 열려있다고 해도 닫기 일보 직전일 것이며, 정리하고 있는 가게가 대부분일 것이다. 밥은 무조건 빨리 먹어야 한다. 20시에 밥 먹을 생각하면 절대 먹을 수 없다. 하긴 그래 20시에 밥 먹는 놈이 비정상이지, 관광지구에선 그 시간에 술을 먹는 게 정상이다. 아무튼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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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군데서 빠꾸를 먹은 나는 시무룩해진 나는 그냥 밤산책이나 하자 싶어서 동방파제를 걷다가 가만히 앉아 파도 소리를 한참이나 듣고 있었다
잔잔히 몰려오는 파도 소릴 듣고 있으니 마음도 진정되고 배도 고파졌다

취하당

배달을 시켜먹기로 했다. 주변에 물어보니 호텔에도 배민 배달이 된다고 한다. 내가 시켜먹어봤어야 알지 기만자놈들같으니. 아무튼 갈비찜이랑 전을 하나 시켜서 고기가 땡긴다에서 싸온 한라산이랑 같이 먹었다. 음식은.... 맛은 그냥 그랬다.

2023/12/04 22:11 2023/12/04 22:11

가장 제주스러운 것을 하자

아침에 눈을 떴다. 아직 휴가인 게 실감 나진 않았다.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침대에서 나오지도 않고 뭘 해야 하나 생각을 했다. 내가 여행 온 게 맞나? 내가 지금 서귀포인 게 맞는 걸까? 아직 실감 나지 않았다. 주변 식당은 모르겠고, 우선 배는 채워야 하니 친구에게 추천받은 대도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일요일엔 휴무.. 제주도의 식당들, 특히 도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은 쿨하게 일요일에 쉬는 곳이 많다. 반대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들은 수, 목요일에 쉬는 곳이 많다.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다시 숙소로 발을 옮기다가 내가 제주도에, 이 서귀포에 왔단 사실을 스스로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가장 제주스러운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에서 연구원님과 얘기 나누었던 올레 7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나에게 7코스를 걸어봤다고 말해준 연구원님은 한라산을 등반해 봤는데 둘레길을 걷는 게 한라산을 오르는 것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나는 들으면서도 평지를 걷는 건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필시 그때 내렸다던 눈보라 때문일 것이다. 하고 애써 외면했다.

진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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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도 꽤 준수했다

올레 7코스는 여행자 인증센터에서 출발한다. 걷다 보면 식당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막연히 걷기 시작했는데 도로변에 진주 식당을 발견했다. 오분자기 뚝배기는 반드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떡하니 도로변에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더 길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먹었다. 오랜 시간을 걸어야 되기 때문에 새참 느낌으로 막걸리도 한 병 주문했다. 맛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꽤 유명한 식당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올레길 (7코스)

막상 올레길을 걷겠다고 했으나 어떻게, 어디서 시작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밥을 먹고 여행자 인증센터로 네이버 맵을 찍고 이동했다. 인증센터의 직원분에게 올레길이 어딘 줄 알고 걸을 수 있냐니까 올레 패스 앱을 추천해 주었는데 나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간단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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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패스는 앱 이름인데, 지도에 걸어야할 경로를 표시해준다. 그리고 패스를 사면 인증해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국토 대장정처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혹은, 아날로그 수첩을 사서 스탬프를 찍어야 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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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지도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어떤 올레길이 있는지 모두 표시가 되고 내가 제대로 걷고 있는지도 가이드해준다. 위 지도는 실제로 내가 겪은 상황의 화면인데, 넋을 넣고 걷고 있다가 동선에서 벗어난 상태이다. 이렇게 되면 올레길에서 멀어졌다고 소리가 나오며 경고해준다. 음악을 듣고 있어도 시스템을 이용한 사운드라 놓칠새 없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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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얼마나 걸었고, 얼마나 걸어야 표시된다. 여러모로 잘 만든 앱이다. 올레길 걷는 것에 생각이 있다면, 미리 다운로드해서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앱은 그렇고, 오프라인으로 알 수 있는 표식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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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이 정방향, 주황색이 역방향의 표식인데 50~100M 간격으로 이 매듭 끈이 쭉 이어져있다. 내가 지금 제대로 걷고 있나? 싶으면 이 표식을 찾으면 된다. 갈림길이 나와도 대부분 이 표식이 눈에 띄는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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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화살표 표지판이다. 끈으로 표시된 곳도 있지만 위와 같이 화살표가 나타내주기도 한다. 좀 헷갈렸던 건 화살표가 K처럼 보여서 꼬리 부분이 가야 될 곳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게다가 길게 표시되어 있기도 해서) 그게 아니고 위 사진에서는 <-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냥 화살표인데 디자인인 것이다. 위 내용을 숙지하고, 걷기 시작했다. 둘레길은 말 그대로 걷기만 하는 거라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계속 걷고 걸었는데, 그중 좋았던 사진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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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봤던 천지연 폭포가 멀리서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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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말을 형상화한 제주도의 표식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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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점에서 발견한 커피숍. 귤도 하나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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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돌개. 할망바위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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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을 걷다가 마주친 무인판매되고 있는 귤. 목도 축일겸 사먹었다. 나중에 이거 사먹었다고 도민에게 말했는데 찐으로 안타까워했다. 왜 귤을 돈주고 사먹냐고 귤나무에 있는거 따먹어도 아무도 모르고, 뭐라하지도 않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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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만난, 섬의 물이 흘러가 바다가 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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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타세콰이어 길 (수모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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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뿐이지만 많은이들의 발걸음으로 만들어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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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삼킨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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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에나올것 같은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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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원래 없다는건지 모르겠으나 섬에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운이 좋았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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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티하나 없이 물에 비친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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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인증(?) 센터. 열면 스탬프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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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시간대로 쭉 게재했는데, 오후 5시만 넘어도 앞이 안 보여서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걸음을 중단했다. 발이 너무 붓기도 했다. 7코스가 힘들다는 건 단순히 길이 길어서가 아니라, 돌길도 많고 숲길도 많아서 말 그대로 걷기가 힘들다. 추천할 만한 코스냐? 하면 아니다. 너무너무 힘들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적는 지금 와서 적어보면 7길이 참 볼 것도 많고 아름다운 길임엔 틀림없다. 그래서 막연히 비추천이라고 하기도 힘들고.. 내 생각엔 외돌개까지만 걸으면 완벽한 길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둘레길을 걸으며 든 생각이, 제주에 꽤 여러 번 왔지만 제주라는 곳을 이해하려면 둘레길을 걸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블로그에 다 올리지 못한 아름다운 경관이 많았으며,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닌 여러 항구를 지나치며 제주의 삶을 엿볼 수도 있었다. 

누군가 정해준 목표도 없고, 중단하려면 언제든 중단할수 있고, 머물고 싶은곳엔 더 머물 수 있었다.
조용히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기도 하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듣기도 했다. 내겐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고, (다 걷진 못했지만) 여행의 첫날 걷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두가시의 부엌

앞이 안보이는 둘레길을 벗어나 길로 나와서 가까운 식당을 보니 두가시의 부엌이라는 특이한 식당이 있었다. 뭘 파는지 알 수 없어서 네이버 맵을 열어서 보니, 갈치조림을 파는 집이라고 되어있는데 가격이 1인 1만 8천원으로, 2인 이상이니 3만 6천원이었다. 아침에 잠깐 조사해본 모든 식당들의 가격이 갈치조림이 6만원씩했는데 여긴 3만원대에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다고? 하는 생각에 얼른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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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장님께서 저희는 2인분부터 되는데요 라시기에 제주 사람들 매너가 참 좋구나 생각했다. 기꺼이 2인분 먹겠다하고 앉았다. 오히려 흑돼지구이까지 주문해서 낭낭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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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음새도 좋고,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은 느낌이었다. 갈치조림 안에 들어있는 고사리도 맛있었고, 반찬들도 맛있었다. 그런데 좀 어묵이 아쉬운 느낌.. 매우 뛰어난 잔치에 어묵이 뜬금없이 껴있는 느낌이랄까? 굳이 4찬을 위해 억지로 낀 느낌이었다. 전반적인 수준을 떨어트리고 있달까... 다 처먹어놓고 이런 말 하기엔 좀 그렇지만 어묵이 있는 게 흠이라고 생각한다

베스트 아로마

식사를 마치고 어둑어둑해진 길을 보니 버스 타고 돌아갈 엄두가 안 났다. 발도 퉁퉁 부어있어서 제발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택시를 불러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걸었는데 택시로 13분 만에 도착해서 허무함의 극을 느꼈다. 숙소로 돌아와서 누워있는데 퉁퉁 부은 발이 신발에서 해방되자마자 엄청나게 붓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한두 시간 정도 편하게 내버려 두면 되겠지 하고 폰을 했는데, 문제는 한두 시간이 지나도 발 부은 것이 가시지 않았다. 그때 좆됐음을 느꼈다. 이거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앞으로의 일정에도 영향이 있겠다 싶었다.

그때 문득, 숙소에 들어오면서 본 입간판이 생각났다. 지하에 있다는 마사지숍... 멀면 모르겠는데 바로 지하에 있는 거잖아? 그래서 어떤 곳인가 하고 검색을 좀 해봤는데 사장님이 인스타를 하시는데 개업했다고 소문도 내시고 노래도 하시는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이건 퇴폐 일수가 없다 싶어서 바로 연락을 하고 마사지를 예약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나 건전한 숍이었고, 사장님에게 2주간 이 숙소에 묵는다고 하니까 그럼 밥집이나 갈 곳 정보가 많이 필요하지 않느냐 말씀하시기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니까 기다려보라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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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한 봉지와 밥집을 잔뜩 적어서 건네주셨다. 여행 중에 이 리스트를 상당히 많이 이용했다.. 귤은 자기 밭에서 직접 재배하신 거라고 했다.
나는 이때 제주도 도민들에게 엄청난 친절함을 느꼈다. 심지어 마사지는 또 얼마나 시원하게 해주시던지 (문자 그대로 나를 지근지근 밟기도 함) 내일 나는 걱정이 없다. 무조건 멀쩡한 육신으로 깨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리스트와 귤을 받아가지고 숙소로 올라오는데 너무 웃겨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코미디가 있나

서귀포 베스트 아로마, 진짜 추천합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TV에 크롬 캐스트를 연결해서 유튜브를 보다가 잠들었다. 크롬 캐스트는 신이다. 병신 TV도 그냥 최첨단 안드로이드 TV로 바꿔준다. 외장 스피커 같은 걸 챙길 필요가 없다. 크롬 캐스트 4세대는 신이다. 모르겠으면 외우고 구매하도록 해라
2023/12/03 22:20 2023/12/03 22:20

여행의 전날

난 캐리어가 없다. 8년전에 산 샘소나이트 노트북 가방이 전부였다. 그래서 짐을 어떻게 싸야되나 고민을 했고, 다음과 같이 짐을 구성했다. 
물품 비고
옷 2벌씩 (기본 반팔, 후리스, 속옷, 양말) 니트, 남방, 패딩을 착용했다
책 다수 그렇게 두껍지 않은 책 7권 정도를 준비했다
뚜벅이기때문에 버스에서 시간이 많이 빌거라고 생각했다
크롬캐스트 + 충전기 숙소에 TV가 있는건 확인했는데 넷플릭스가 안된다고 했다
크롬캐스트 4세대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 되기때문에, TV를 스피커로 사용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챙겼다
노트북 + 충전기 회사 일을 하기 위해서 가져갔다. 그외에도 블로그를 쓰려고 챙겼다
핸드폰 충전기
워치 충전기
워치는 일반 포트로 충전할 수가 없어서 일부러 따로 챙겨야했다
보조배터리 2개 (도킹형) 아주 작은 도킹형 보조배터리 2개를 챙겼다. 원래 가지고 있던거라서 일부러 구매하진 않았다

다들 일주일 전부터 짐을 싸고 그런다는데 난 출발 두 시간 전에 쌌다.
필요한 건 숙소에 가서 사자는 마인드이기도 했고, 짐 공간이 많이 부족해서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뭉그적 거리는 나의 성격으로 여행 직전까지도 마땅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출발 전날에 제주도 공항에서 얼타면 안될 것 같아서 좀 찾아보고 행선지를 잡았다.
그리고 출발하는 아침을 맞이했다

여행의 출발

나란 인간답게 뭉그적거리다가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님이 말을 걸기에 제주도에 되게 오래 있으려 간다. 혹시 좋은 곳 아느냐? 하고 물었더니 제주도는 잘 모르겠고 자긴 파라과이가 진짜 좋다면서 거길 가보라고 했다. 도대체 뭔 상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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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도봐도 설레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HELLO JEJU

게이트를 통과하고, 조금 기다린 후에 비행기에 탑승하고 제주도로 왔다. 공항에서 카드 지갑 잃어버렸는데, 알고 보니 가방에 넣은 것이었다. 잃어버린 거면 공항에서 맡아주고 있겠지 와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일단 제주도로 출발한 나. 대책이 없는 것 같지만 진짜로 그런 마음으로 떠났다. 제주도에 내리니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났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차를 렌트하지 않는다.

D+0

처음 내 계획은 내려서 가장 제주스러운 것부터 하잔 것이었다. 그래서 고기 국수를 먹으려 했었다. 공항에서 가까운 고기 국숫집을 찾아놓고,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가는데 아니 버스가 너무 자비 없이 정거장을 지나쳐가는 게 아닌가.... 난 결국 다음 정거장에 일단 내려서 계획을 수정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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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니까 이런 동네였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었다.. 웃음이 났다. 시작부터 너무나 재밌었다

처음 단추부터 맞지 않으니까 웃음부터 나왔다. 이래야 내 여행 답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P와 J가 반반인 내가 아니라, 완전히 P로 살아보자고 마인드를 고쳐잡고 가장 가까운 음식점으로 향했다.

공항동 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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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동 뚝배기의 전복해물뚝배기 메뉴.


전복 해물뚝배기로 스타트를 끊게 됐는데, 내가 느낀 이 식당은 서울 사람이 제주에 멀티를 차린 느낌? 제주도스럽다기보단 그냥 너무 다 아는 맛이기도 하고.. 국물은 그냥 꽃게탕 같은 느낌. 적당히 요기하기엔 괜찮을지 모르겠고 맛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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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버스는 아직도 현금을 받는 통이 있다. 그리고 서울과는 다르게 2열씩 앉도록 되어있다. 시외버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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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정류장이다. 주의깊게 찾아보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

다음 내 행선지인 크리스마스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승차해서 도민들 오가는 말을 듣고 있자니 제주도 사투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차 없이 여행하는 것도 이런 재미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정류장이 덩그러니 도로에 꼽혀(?) 있기도 해서 적잖이 당황도 했다

바이나흐튼 크리스마스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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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볼게 없었던 크리스마스 <박물관>

크리스마스 박물관엔 진짜 뭐 특별한 게 없어서 너무 당황했다. 박물관이라고 하여서 역사나 관련 자료, 물건 따위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고 그냥 인터넷에서 다 살수 있을만한 것들이 잔뜩 모여있다. 이런 장소가 흔하진 않으니... 박물관이라고 해도 되나... 여기서 리스 만들기 같은 체험코스가 많이 있는데, 그런 걸 하면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나 같은 구경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은 딱히 할만한 게 없었다. 나는 과장 좀 해서 2분 정도 체류하고 박물관을 떠나 소인국 테마파크로 향했다

소인국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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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의 여러 사진. 축척에 맞추어 작게 제작한 모형인데, 매우 정밀하게 만들어져있다.

소인국 테마파크는 거대한 디오라마 전시장 같은 느낌인데 공원도 꽤 크게 되어있고 사진 스팟도 많았다. 모형의 퀄리티가 하나같이 매우 뛰어나서, 감탄을 하기도 했다. 대개 1/25 정도의 축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자금성의 엄청난 크기에 깜짝 놀랐던 것 같다. 지린다 지려. 소인국테마파크 매표소 건물에는 또 하나의 굉장한 것이 있는데.. 피규어 전시장이 있다

중고 피규어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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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안들어가볼 수가 없는 비주얼...

엘레베이터를 타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는데 제주에 와서 나는 큰 P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그냥 피규어 전시회도 아니고 중고피규어라고 하니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로 보존되어 있는지도 궁금했고 뭐가 있을지도 궁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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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가격에 많은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엔 꽤 많은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똑같은 제품도 많았는데, 도색이 살짝 벗겨진 건 더 저렴한다든지 하는 말 그대로 중고시장 느낌으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구석에는 피규어를 수리(?)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책상도 있어서 재밌어서 한 컷 찍어보았다. 피규어를 말 그대로 전시할 목적으로 사는 거라면 이런 피규어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원가가 얼마인지 궁금했지만 당연히 명시되어 있진 않았고, 따로 피규어를 구매하진 않았다 (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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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시절, 통신학회 발표를 위해 제주도에 왔을때 방문했던 가게. 이번에 잡은 숙소는 바로 이 근처였다. 닉값하는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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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동안 지낼 숙소의 모습. 이래뵈도 부엌도 있고 없는게 없다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까지 가는 길에 식당가를 지나쳤는데 (아랑 조을 거리) 제주 로컬로 보이는 식당은 의외로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몸국 같은 건 찾기 어려웠고 서울에서 볼만한 느낌의 간판이 많았달까? 그래서 식당은 많이 알아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숙소는 마치 작은 원룸을 빌린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내 생각보다 더 깔끔해서 놀랐다. 의자가 좀 부실한 게 맘에 걸렸는데... 최대한 의자에는 앉지 말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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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 폭포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항구. 이때부터 벌써 기분이 좋았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제주에 왔는데 그냥 밤을 보내기엔 아깝고 저녁식사도 해야 했기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나가면서 지도를 보니 천지연 폭포가 보였고, 옛날엔 가족과 다녀왔던 곳인데 지금도 갈 수 있나? 싶어서 알아보지도 않고 걷기 시작했다. 들어갈 수 없다면 그거대로 제주도의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걷기 시작했고 다행히 천지연 폭포 공원엔 입장할 수 있었다. (겨울은 겨울인지 18시쯤 되면 어둑어둑했다)

천지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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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방문한 천지연 폭포

어렸을 적, 그리고 가족 모두와 같이 방문했을 땐 자연경관이 뭐 어떻다고 이런 델 다니나, 빨리 집에 가서 게임이나 하고 싶다 이런 여행 너무 싫다. 이런 생각이었지만 이젠 온전히 나의 의지로 혼자, 그리고 사람도 많이 없는 밤에 폭포를 보고 있자니 자연이 너무나 웅장해 보이고 대단해 보였다. 소리도 어찌나 우렁찬지 영상이 다 못 담을 정도. 이게 진짜 자연이구나 하면서 감탄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낮보단 밤에 보는 게 두 배쯤 더 멋있는 것 같다

천지연 폭포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뭘 먹을까 심히 고민되었다. 바로 회를 먹을까 싶기도 했지만 배가 많이 고팠기에 든든하게 고기류를 먹기로 정하고 찾아봤으나 웬만한 데가 문을 다 닫아서 겨우 '고기가 땡긴다'라는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자 고기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안내해 주셨는데 내가 2인분도 못 먹게 생겼나? 살 빠졌나? 하는 생각을 잠깐하고 먹을 수 있다 대답하고 입장했다

고기가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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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뭐 별거 있나, 샷 안에 돼지랑 한라산 나오면 그게 제주도지.

2인분을 시켰는데 세 덩어리가 나와서 당황했다. 그래도 두께가 있으니 배가 부르겠지.. 하면서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한라산도 한 병 주문했다. 이때 아주 큰걸 배웠는데 도민들은 한라산이라고 말 안 하고 21도 혹은 15도 주세요 이렇게 주문을 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 나는 모든 여행에서 술을 주문할 때 21도 한병 주세요. 라고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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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이 굶주려 있었기 때문에 고기 2인분을 추가로 주문했고 냉면도 하나 주문해서 식사를 마쳤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셨고, 이날 소주 2병을 시키고 다 못 마셔서 혹시 남은 술을 가져가도 되냐고 하는 물음에 흔쾌히 술이 아주 세다며, 흔쾌히 가져가라고 해주셨다. 또한 멜 젓을 찍어 먹는 법도 알려주셨는데, 젓갈의 간이 아주 세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푹 담가 먹어도 되나 마늘,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소주를 살짝 따라 졸여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나는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멜 젓을 푹 졸인 다음에 짭짤한 상태로 살짝 찍어 먹는 게 아주 맛있었다.

한라산 21도의 힘은 꽤 강력해서, 한 병하고 조금 먹은 나는 좀 취하는 걸 느껴 숙소로 돌아갈 때 편의점에서 양말을 몇 켤레 사고, 숙소에 가서 씻지도 못한 채 잠들었다. 몸은 아주 고됐지만 행복만 마음으로 잠에 들었던 것 같다. 다만 무계획 여행인 만큼 내일은 도대체 뭘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을 1g 정도 하고 말이다.

2023/12/03 11:03 2023/12/03 11:03

여름 휴가

우리 회사에서는 여름휴가라는 4일의 휴가를 준다. 그리고 창립기념일 1일을 특별 휴가로 주는데, 이 휴가는 반드시 붙여 사용해야 한다.
즉 사용 시 한주를 통째로 놀 수 있게 되는데, 최대한 사용했을 때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여가를 보낼 수 있다.
또한, 말이 여름휴가이지 7월부터 12월 19일까지만 쓰면 되어서 각 팀에서 시기를 조절해서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이 휴가를 미루고 미루다가 10월 말이 돼서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11월쯤 오니까 고민이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달력과 내게 남은 휴가들을 쭉 펼쳐놓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관광이 아니라 진짜 쉼을 목표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여름휴가를 쓰고, 개인 연차를 사용해서 2주 정도의 휴가를 사용해도 되는지 일정을 논의해 보았다.
그리고 연말에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그래서 내게는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이라는 쉼의 기간이 생겼다.
나는 집돌이기 때문에 J 마냥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기껏 휴가를 쓰고도 집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뜻있게 휴가를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휴가를 신청해놓고, 여행지와 숙소를 10월 말부터 물색하기 시작했다.

여행지 선정과 숙소

숙소를 잡아야 했는데, 어디 갈지 정하지 않은 상태라서 막막했다.
주변에 사정을 얘기했더니 다들 해외에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래봐야 2박 3일 정도일 것 같고 뭣보다 해외에 나가면 관광의 목적이 강해질 것 같고, 말도 잘 안 통할 텐데 휴식이 아닐 것 만 같아서 제외하기로 했다. 재밌는 있을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영원한 후보인 제주도만 생각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할 생각을 하니 급 피로해져서 강릉도 살펴보기로 했다.
숲지는 제외했다. 겨울이어서 어차피 앙상할 테고, 나는 겨울바다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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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예약에 사용했던 리브 애니웨어의 웹 인터페이스. 나쁘지 않지만 물량이 아쉬웠다. 제휴만 있어서 그런가 가격도 결코 저렴하지 않다.

숙소를 구하기 위해 많은 앱을 다운로드하고 가장 UI나 UX가 괜찮은 앱을 남겨놓고 모두 지웠다. UI가 좋더라도 물량이 너무 없으면 제외했다.
마지막엔 리브 애니웨어라는 앱과 에어비앤비가 남았고 두 가지 앱에서 비슷한 조건을 걸고 살펴보았다. 두 앱 모두 강점으로 내세우는 포인트들이 달랐는데, 에어비앤비 쪽이 물량이 몇 배는 더 많고, 웹도 잘 지원되어 있어 주로 PC에서 큰 화면으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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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약에 사용했던 에어비앤비의 웹 화면. 왼쪽 상단에 이미 1천개가 넘는 숙소가 있다고 나온다. 또한, 오른쪽 메뉴를 이용해 필터를 걸 수 있어서 저렴한 숙소로 골랐다.

'살러 가자'라는 마음에, 검색을 14박으로 검색했다
1박에 4만 원으로 만 잡아도 50만 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싸고 좋은 컨디션의 방을 구해보자고 애썼다.
누군가 3만 원 4만 원짜리 방에 묵을 바에 여행을 왜 가냐고 한 사람도 있는데, 사실 강릉에 홀로 1박 여행을 갔을 때 10만 원이 넘는 방에 묵어본 적이 있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방이었는데, 정작 밥과 술은 나가서 먹은 데다, 바다 구경도 해변에 앉아있었더니 실제로 숙소에 체류한 시간은 자는 시간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었으면 좀 달랐겠지만, 홀로 여행에서 숙소는 후순위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저렴하고, 뷰보다 빨래나 간단한 취사도구가 있는 곳이 기준이 되었다
강릉을 쭉 살펴보는데 강릉은 제주도만큼 특화된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1박에 5만 원 언더의 숙소가 거의 없었다.
숙박이 워낙 길다 보니 그 정도 가격이면 제주도에 가는 것보다 비쌌기에 강릉을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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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투숙 시 할인이 있다. 위 금액보다 더 저렴한 금액의 51만 원 초반의 금액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행선지는 제주도로 결정되었다
제주도를 살펴보니 크게 동, 서, 남, 북 4방향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서쪽엔 그 유명한 애월이 있고 동쪽엔 성산 일출봉이 있다.
하지만, 나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차를 렌트하지 않을 것이기에 동선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동, 서 방향을 제외하기로 했고, 북(공항 쪽, 제주시) , 남(서귀포시) 중에서 도심인 제주시를 제외함으로써 숙소를 남쪽으로 정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에서 입맛에 맞게 숙소를 정했다. 장기 투숙에 대한 할인을 받아 1박에 3만 4~6천 원 정도로 14박을 보내게 되었다

항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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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도 숙소와 함께 준비해야 했다.
항공사나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몇 시에 가는 게 유리한지 살펴봤고, 네이버 티켓에서 아시아나 편도 7만 원 정도로 예매했다.
네이버 티켓은 단순 중계라 어떤 항공사로 예약할지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데, 리뷰가 천차만별이어서 그중에 좀 괜찮아 보이는 항공사를 선택했다. 대부분 A/S 쪽에 문제가 있다는데 내겐 그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최종 결정했다.

여행의 계획

본론으로 돌아와 여행의 계획을 세워야했다. 구글 시트에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일정을 쭉 나열했다.



어마어마한 표의 나열이 완성되었다. 어떻게 채워야될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나는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게 쥐뿔도 없기때문에 Visit Jeju 를 참고하면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세트를 만들었다.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중엔 날씨 상황도 적었다.




세트 중 하나인데, 나는 차가 없으니까 한번 이동할 때 최대한 근처의 랜드마크를 찍고 경유해서 올 수 있는 형태를 원했다.
지도에 위 세트를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느낌까지 고려해서 세트를 만들었다



내가 세트를 짠다고 무조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가령, 미영이네는 수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수요일엔 갈 수 없었다.
따라서 이동하는 곳의 운영시간도 알아내서 기재해야 했다.
그리고 책을 구매했다.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고 이참에 이동하면서 책을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책은 너무 두꺼운 책들보단 가볍고 작은 책 위주로 구성했고, 직접 가방에 넣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자료를 조사하고, 휴가 때 최대한 연락받지 않도록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고 제주도에 출발하는 그날이 왔다.
2023/11/18 21:04 2023/11/18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