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모자란, 인생 :: [2024] 석모도 하계 휴양 [석모스테이, 별천지, 카페아로니움]

늘모자란, 인생

우리 친구들은 '술먹계' 라는 계방을 운영한다.
사람이 많이 움직이면 돈도 많이 들고, 부담이 되니까 한달에 3만원씩 걷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계원의 찬성이 80%가 되면 사정이 안되는 사람은 아쉽게도 탈락하는 시스템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어 놀사람은 놀아야지

석모스테이

이번 하계 휴양은 계주의 월급 루팡으로 시작되었다. 놀러가기 싫어서 하계 휴양 생각을 하다가 에어비앤비를 켜게 되었고 그대로 여러군데 리스트업해서 투표를 받아버리는 신속함으로 추진되었는데,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고 바다가 있는 석모도가 가장 많은 표를 획득하여 2024 하계 휴양은 석모도가 되었다

석모도가 어디 달려있는줄도 몰랐는데 육로로 갈 수 있는 섬중에선 북한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고 한다. 
실제로 남쪽에서 북으로 날리는 삐라도 석모도에서 많이 날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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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일어나서 강남에서 친구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가깝지 않았다. 두시간쯤 걸린듯한데 가는길도 친구들이랑 함께니까 시덥잖은 얘기도하고, 사는 얘기도 하고... 좋았다. 운전자는 피곤하고 힘들지 모르겠는데 옆에타는 사람은 입만 털면된다. 

우리는 하나로마트에 도착하여 장을 보고 다시 이동했다.
솔직하게 든 생각은 서해니까 바다가 깊으면 얼마나 깊겠나 뻘이겠구나 생각했는데 꽤 서쪽의 섬이라 그런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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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우리 숙소 아님. 그냥 앞에 있는 숙소.
바다도 꽤 그럴싸했고 깊이도 되고 나의 서해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깨부숴줬달까...
날씨도 맑고, 바람도 적당히 불고 햇볕은 좀 따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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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는 노래방 시설도 있고 잘 정리되어 있어서 해먹도 사용하는 친구도 있었다
35살 먹은인간들도 분명 사회에서는 콧김좀 뿜는 놈들일텐데 모이면 그냥 17살이 되는것 같다. 이 해먹 개재밌다고 소리지르는걸 회사의 동료들은 상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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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나는 바다를 보는건 좋아하지만 물에 들어가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친구들 놀러 나갔을때 해킹 문제를 풀었다.
저런 풍경에서 공부하는건 참 좋았는데 솔직히 모니터가 잘 안보여서 힘들었다. 그래서 금방 포기하고 들어가서 에어컨 켜고 롤 유튜브 봤던것 같다. 그래 저런데서 공부하는건 관종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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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건 아니고 다른 친구가 찍어준 사진인데 개인적으론 이 사진이 참 마음에 든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게 뭔 사진이냐 할것아닌가? 사진은 역광을 받아서 얼굴도 안보이는데다가 무슨 바다인줄도 알턱이 없을거고..
그렇지만 같이 간 친구들은 누가 누구인지 바로 알고, 장소도 떠올려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청춘 영화같은데 등장하는 씬 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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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바비큐를 해서 먹었다. 새우도 좀 먹고 35살들 답게 방심하면 안된다고, 숙취해소제 두개씩 먹고 시작했다.
빨리 취하면 안된다, 정신 채려야된다 뭐 그런 취지로... 이 이후에도 두개 더 먹었다. 이쯤되면 도핑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들 인스타에서 본건 있어서 숙취해소제로 별만드는 꼴값도 한번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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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는 포커도 치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하고 황해를 보면서 라면도 한그릇 때리고 기분좋게 잠들었다.
이땐 내 건강이 별로 좋질 못했다. 술을 마시고 다음날 토를 했는데 피를 토해서 친구과 비슷한 페이스로 취하진 못했다.
이녀석들 나이를 먹었는지, 옛날같았으면 내 알빠냐고 두세잔씩 맥였을놈들이 이젠 서로 배려도 해준다. 늙는다는것은 곧 배려가 생긴다는것일지도...

별천지

일어나서는 거의 바로 나가야했다. 숙소에 갑자기 물이 안나와서 씻을수도 없었다.
이거도 섬의 특성인가? 근데 원래 1박 이후엔 모자쓰고 추레하게 다니는게 국룰이다. '나 놀다왔어요' 같은 아우라를 풍겨야된단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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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천지는 숙소 코앞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메뉴가 불신 그 자체였어서 가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대강 끼니만 떼우잔 느낌으로 가게 되었는데 (아마 다들 찾아보기도 귀찮고 가기 싫어서였을것 같다) 반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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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밑반찬이고 메인요리고 안맛있는게 없어서 밥 두개 먹었던것 같다. 아니 세개먹었나?
내 생각엔 사장님이 배짱 장사하는듯하다. 간판이 어떻든말든 우린 가고싶은대로 간다는 느낌..
간판에 있는 주력 메뉴들도 아니었는데 그럼 밴댕이정식이랑 꽃게탕은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걸까...  재야의 고수들의 취향은 이해하기 어렵다

카페 아로니움

여긴 별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첨부할게 없다. 아로니아라는 식물을 많이 키우는 카페인것 같은데 글램핑을 위한 부지도 운영하고 있어서 개방감이 있었다. 반려견들도 동행할 수 있다고 하니 고려해보는것도 좋겠다. 여기 커피는 그저 그런게 아니라 맛없는쪽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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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개방감에 커피한잔마시며 수다를 떨었고, 우리의 20주년 여행에 대해서도 논의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20주년이라.. 이 친구들을 만난게 17살이고 16살 말에 만난놈들도 있는데 우린 어느새 이만큼 늙어서 4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사실 정신적으로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것은 없는듯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사투리가 봉인해제 되고 있기도하고, 말그대로 '편한사람' 이라는 단어는 실재하는듯하다

커피를 마시고 해산했다.
길을 잘못들어 한강을 건넜다 돌아오는 헤프닝도 있었기에 여행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
나는 본디 집돌이고 뚱뚱한터라 밖에 나가는걸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여행들이 친구들 사이를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가급적이면 앞으로도 참여할 듯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석모도는 이틀이상 지낼 수 있을때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섬이 예쁜것 같은데 밥만 먹고 돌아오기엔 좀 아까웠달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렇게 2024년의 하계 휴양 끝!





2024/08/31 00:17 2024/08/31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