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모자란, 인생 :: [2023년 겨울, 뚜벅이의 나홀로 제주도 여행][D+4] 희신이네,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아쿠아플라넷 제주, 해녀엄마의 집

늘모자란, 인생

추억 회귀

희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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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김시선의 고려 거란 전쟁을 다 보고 잠이 안 와서 유튜브 탐방하는데, 또간집 서귀포 편이 알고리즘에 채택되어 나왔다. 좀 들뜬 마음으로 시청했는데, 닭으로 만든 밀면과 깐풍기가 있는 희신이네가 1등 하는 것을 보았다. (이동네는 OO이네라는 상호가 유독 많은 것 같다) 나는 원래 밀면도 좋아하고, 닭도 좋아한다. 그래서 대전의 원미 면옥도 굉장히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지도를 찍어보았다. 숙소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서 일어나면 가보기로 했다. 이미 미영이네를 간단히 통과했기 때문에 웨이팅이 많이 없을 것이라는 근자감이 가득했다.

희신이네는 테이블링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종업원들이 너무나 바빠서 새로 온 사람 안내를 못해줄 지경이다. 가게가 T자 형태의 구성이라서 구석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종업원들의 눈에 띄기도 어렵다. 자리에 앉기 직전까지도 과하게 불친절한 상태이며(의도하지 않은) 카운터에 가서 대기자 버튼을 눌러야만 진행된다. 카운터의 대기자 버튼을 눌러야 된다는 그 어떤 안내도 없기 때문에 눈치껏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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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봤던 대로 중식 메뉴를 잔뜩 파는데, 짬뽕이 새우도 올라가고 비주얼이 아주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나는 밀면을 먹으러 간 거라서, 풍자가 시켰던 메뉴인 밀면과 깐펑기를 주문했다 (깐풍기인데 닭으로 만들어서 깐펑기이다. 11월부로 순살로 교체했다고 한다). 그리고 깐풍기니까 맥주도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먹으면서 느낀 점은 풍자가 그냥...... 가리는 거 없이 잘 먹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맛은 그냥 그랬다. 부산밀면과 크게 다른지도 모르겠고, 차가운 물에 닭 넣으면 회색빛깔처럼 변하는데 닭도 그런 상태이고, 닭 비린내도 좀 나는 것 같고... 깐풍기는 그냥 양념치킨 먹는 느낌. 맛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과연 이 맛이 특별한 맛일까?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줄을 선다고 하면 말릴 것 같다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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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성산 일출봉으로 향했다. 성산 일출봉은 가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좀 했고, 도착하기도 전에 웅장하게 솟아오른 일출봉을 보면서 오르는 게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좀 두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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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걱정도 했지만 의외로 완만해서 오를만했고, 도심(??)이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멋있어 감탄을 넘어서 살짝 감동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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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가 움푹 패어있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은 심시티로 평탄화 작업한 것만 같았다. 먼 과거에선 저기서 용암이 뿜어져 나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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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도 버릴 곳 하나 없는 풍경을 즐기며 잘 내려왔다. 왜 일출을 기다리는 명소인 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여기서 일출을 바라보고 있으면 벅찬 느낌이 올라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내려다보이는 도심,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주접을 떨어본다.

섭지코지

그다음으로 섭지코지로 향했다. 성산 일출봉에서 섭지코지로 버스 타고 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배차가 하루 6번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빨리 택시 타고 이동했다. 아쿠아 플라넷 앞에 도착한 후 섭지코지 방향으로 크게 돌기로 했다. 지도에 섭지코지라고 나와있는데, 나는 그 해안가 전부를 섭지코지라고 부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섭지코지는 지도에 나와있는 데로 일부분이고, 나는 그냥 해안가를 돈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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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걷는 것도 좋았다. 이미 성산 일출봉을 걷고 와서 발이 좀 아팠고, 섭지코지까진 보이지도 않아서 짜증이 다소 났었지만 주변 경관을 보고, 뻥 뚫린 바다와 밀려오는 파도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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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와 섭지코지는 똑같은 해안가이지만, 섭지코지는 좀 더 꾸며놓은 점이 달랐다. 4월에 섭지코지에 가면 꽃들이 많이 피어서 참 좋다고 하는데, 겨울바다에 해안가에 부유물이 많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건진 모르겠다) 비린내도 나고, 좀 더러운 느낌이 있었다. 또, 섭지코지 내에 버려진 폐 건물들이 다수 있어서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희한했다. 치우는 게 좋지 않을지...

아쿠아플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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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크게 돌아서 택시에서 내렸던 곳에 도착했다. 바로 아쿠아 플라넷으로 향했다. 발이 너무 아프고, 피곤해서 편의점에서 몬스터 한 캔 마시고 시작했다. 오리지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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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은 언제 간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데, 34세(남)가 된 내게도 너무나 멋있었다. 귀엽고 거대한 동물들을 보면서 도대체 지구는 어떻게 이뤄져 있는 걸까 바다코끼리라고 작명한 사람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 많았는데 내 썩은 촬영 실력에 열어보니 사진이 다 개판이라 몇 장 올리지 못하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이 마음에 많이 새겨왔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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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에 있는 전시장도 들려서 구경했다. 유미의 세포들 출세했다... 웹툰으로 볼 때도 있었는데 드라마도 나오고 전시도 하고... 전시 자체는 별 재미는 없었다. 애들 눈높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이런 것도 했구나 정도였다.

해녀엄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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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마치고 나오니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도 조금씩 떨어지고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기에 좀 위기감을 느껴서 다음 일정을 서둘렀다. 아쿠아 플라넷은 요전에 친구들과 제주도에 왔을 때 묵었던, 휘닉스파크에서 아주 가까웠다. 나는 성산 일출봉으로 향하면서 다시 한번 친구들과의 추억을 마음에 새기고 싶었다. 그래서 성지 순례 느낌으로 우리가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울고, 웃고 했던 가게 앞을 걸었다.

친구들과의 제주의 (밖에서) 마지막 술자리였던 해녀 엄마의 집에 당도했다. 문을 열고 혹시 라면만 하나 먹을 수 있냐고 여쭤보니 사장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셨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해물라면 하나를 먹었다. 사실 라면은 막 뛰어난 맛은 아니다. 소스도 다 안 쓰시는지 그렇게 맵지도 않고, 해산물에 중화돼서 그런가 자극적인 맛이라기보단 속이 편한 라면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는 이 라면에 엄청나게 푹 익은 김치를 주셨었는데 그 김치가 진짜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날 김치는 담근 지 얼마 안 되는 생김치여서 좀 아쉬웠다.

라면을 먹으면서 내가 여기 왔다고 친구들에게 톡을 보냈다. 친구들을 사이버 신경계로 제주에 초대했더니 다들 반가워했다. 여행에서 돌아간 후 친구들과 모여서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다들 사는 게 바빠서 잘 만나지 못해 아쉽다. 즐거운 모임을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라면을 다 먹고 사장님께서 귤을 하나 주셨는데 달고 맛있었다. 메뉴 옆에 감귤 택배도 한다 적혀있길래 이거다 싶어서,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내 일을 대신해 주신 선임님 집으로 택배를 보내주십사 부탁드리고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여운이 좀 남아서, 맥주와 간식거리를 좀 사다가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하루를 마무리 했다.

2023/12/07 11:02 2023/12/07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