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모자란, 인생 :: [2024] 3월의 제주도 1박 [제주광해 애월, 마노커피하우스, 삼미흑돼지, 롯데아트빌라스, 고래고래, 테라로사커피, 선채향, 그레이그로브]

늘모자란, 인생

여행기라는것도 참 부지런해야 쓸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3월에 1박으로 친구(부부), 그리고 친구들 둘, 그리고 나 이렇게 해서 제주도에 1박을 다녀왔다.

특별한 명분은 없었고 친구가 제주도 숙소에 당첨이 되어서 2박 3일을 묵을 수 있었는데 그중 1박을 같이 보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친구 세명이 함께 하게 되었다. (넌씨눈아님) 나는 12월에 제주도 여행을 찐하게 다녀온지라 좀 망설여지긴했지만 이번엔 친구들과 함께니까 좋을 것 같았다. 긴급한 사정이 생겨서 참여하지 못하게 된 친구도 있어서 참 아쉬웠다...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짧은 여행이었던 만큼 빡빡하게 준비를 하고 갔는데 돌이켜보면 계획대로 된건 별로 없어서 오히려 즉흥여행 느낌이나서 좋았다.
제주도에는 12시쯤 떨어졌고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는 친구의 게임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미리 제주도에 도착해있던 친구가 마중을 나왔다. 내 기억상엔 그 차를 오은영선생님이 탔다고 했었나 아니면 같은 기종이라 했나... 아무튼 그랬고

친구 아내는 집들이 이후로 두 번째 보는 거였는데 여전히 좀 데면데면 했다..

제주광해 애월

배가 고팠다. 우리의 첫 식사는 갈치였다. 이름이 제주광해라고 해서 처음 들었을땐 뭐하는 집인지 감도 오지 않았지만, 갈치 조림이란걸 듣고 기대하게 되었고 참 맛있었다. 낮술도 그대로 갈겨버리게 하는 파괴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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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떡이 너무 거대하게 들어있는데 저런거좀 안넣으면 안되나 (라는 개인적인 취향이 있다)
우린 갈치 하나, 고등어 하나 시켜 먹은 것 같은데 생선은 그냥 그랬고 조려진 무가 말도 안되게 맛있었던것 같은데 이미 퇴색된 기억이라... 맞나 모르겠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4명이서 왔을때 이 식당 바로 옆의 숙소에 묵었었는데 이런 맛집이 있는줄 몰랐다. 등잔밑 아니 숙소밑이 어둡다..

대기열도 좀 있는 편이라서 가게 근처에서 기념품을 살 수 있게 되어 있다. 팀원들한테 돌릴 초콜릿을 하나 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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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가게에서 본 소주인데 좃끄띠라니...
뇌가 썩었는지 아무래도 좆같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가까이, 조금더 라는 뜻이라고 한다... 흠... 좃끄띠...

미노커피하우스

원래 계획대로 횟집에 들리진 못하고, 장을 보고 숙소로 가는걸로 노선을 바꾸었다. 가는 길에 카페에 들러서 커피 한 잔 하게 되었는데 참 특이했던 기억이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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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커피들은 뭔가 다르게 생겼는데 커피를 마시고 든 인상은 '맑다' 였다. 다른 커피들을 비유하자면 걸쭉한 느낌과 쓴맛 등이 두드러지는데 여기 커피는 깔끔하다못해 맑다는 느낌이 들어서 여느커피와는 달랐다.

옆에 외국인들도 한잔 떄리고 있었는데 커피에 정답이 어딨겠냐만, 사장님의 커피 철학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단순히 커피를 서빙해주는걸로 안끝나고 커피의 특색을 하나씩 설명해주는게 진짜 무슨 연구소를 탐방하는 느낌었달까.. 신선한 경험이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려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삼미흑돼지

숙소에 도착하고 짐풀고  바깥 구경하고 있자니 식사할때가 되었다. 우리의 숙소는 롯데아트빌라스였는데 숙소에 관한 얘기는 후술하고 삼미흑돼지부터 말을 해보자면, 숙소까지 픽업하러 와주시고 식사가 끝난 뒤에도 태워다 주셔서 그 친절함에 10점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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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친절은 친절이고 고기는 그냥 고깃집 맛이었다. 제주도 평균을 딱 지키는 느낌. 제주도치곤 특별한것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평타는 치니까 좋다고 해야하나? 애매한 부분이다

롯데아트빌라스

우리가 지낸 숙소는 롯데아트빌라스라는 숙소인데 중문에 위치한 곳이다.
단지도 아주 넓고 숙소간에 거리도 있어서 소음으로부터도 독립적이었다. 여름엔 수영도 할 수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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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근데 무엇보다 탁 트인 이 전망이 좋았다. 고지대에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는데 이게 휴양이구나 싶다.
식사를 하고 돌아와선 우린 제주 하늘의 별을 헤매었다. 당장에라도 쏟아질듯 하늘을 수놓는 별천지를 바라보며, 내 약한 시력을 아쉬워했다.
별하나에 쓸쓸함,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어머니를 외던 그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나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했다

앞으로 이런 여유를 얼마나 더 가질 수 있을까, 20살땐 술한번 마시자고 하면 당일에도 열명넘게 모이던 친구들은 이제 다들 짝을 찾아 가정을 꾸리거나 그 직전이다. 줄어만 가는 모임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이런 모임이 얼마나 더 있을까? 하며 모두가 고양된 순간에도 혼자 좀 아쉬워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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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대분류인데 정작 숙소얘길 하나도 안했다. 근데 찍은 사진이 없다... 숙소는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층고는 3층쯤 되는듯하다. 방은 세개여서 친구 부부가 1개방, 친구 2명이 한개방을 쓰고 가위바위보의 승자인 내가 한개방을 독차지해서 사용했다. 인생은 가위바위보라 할 수 있다

1층에서 적당히 사온 과자같은걸로 술한잔씩 하다가, 부족해져서 배민으로 회를 시켰다. 제주도에서 회가 배달된다는것도 신기했고 중문 숙소단지까지 들어온다는것도 신기했다.. 고래고래 라는 식당이었는데 퀄리티가 괜찮았고 금방 왔다. 조금 비싼게 흠이면 흠인데 배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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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로사 커피

다음날 숙소를 나서고 해장 커피를 마시러 테라로사 커피에 방문했다.
커피맛은 특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카페의 층고가 엄청나게 높아서 뭐랄까.. 사람의 여유는 층고에서 오는것인가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비싼집은 다 층고가 높아서 트인 느낌에서 얻는 여유가 있었달까? 아무튼 커피보단 공간의 힘을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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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됐지만 테라로사 커피는 체인점이라고 한다. 당시엔 이게 제주도 스케일이구나 싶었는데 뭐 그렇지도 않더라

선채향

우리는 운전대를 산방산쪽으로 옮겨 선채향이라는 칼국수집에 갔다. 웨이팅이 있어서 30분쯤 기다린것 같은데 날씨도 너무 맑고 좋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수다도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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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칼국수는 거들뿐이고 죽이 맛있었다. 친구들이 해장을 하고 넋이 나간 표정이 압권인데 이건 올리질 못해서 아쉽다.
만약 누군가 칼국수나 죽 중에 한개만 먹어야된다하면 무조건 죽이다. 죽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그레이그로브

우리의 마지막 여정은 그레이그로브라는 동네 마을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였다.
문자 그대로 동굴같이 생겼는데 진짜 동굴이라서 그런지 구석에 앉아있는데 LTE가 안되는 현상을 겪게 되는데 닉값 제대로 한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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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노면도 그렇고 바닥도 무슨 공사판 모래같은걸 깔아놓고 징검다리로 건너게 되어있는데 이게 바로 인스타형 카페구나 하고 여러번 생각했다. 다들 밥도 먹고 배도 부르고, 커피도 마셔서 한사람도 예외없이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이다. 커피는 역시 별 특색은 없었고 그냥 커피였다.

카페를 마지막으로 우린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면세에서 술도 두병사고 짧은 여행을 마쳤는데, 고작 하루 같은 여행이 아니라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었고 모두와 함께여서 좋았다.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였다면 두배, 세배로 즐거웠을텐데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가끔 허락된 날, 최선을 다해 즐겁기로 했다.
2024/03/14 19:06 2024/03/14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