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우리 회사에서는 여름휴가라는 4일의 휴가를 준다. 그리고 창립기념일 1일을 특별 휴가로 주는데, 이 휴가는 반드시 붙여 사용해야 한다.
즉 사용 시 한주를 통째로 놀 수 있게 되는데, 최대한 사용했을 때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여가를 보낼 수 있다.
또한, 말이 여름휴가이지 7월부터 12월 19일까지만 쓰면 되어서 각 팀에서 시기를 조절해서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이 휴가를 미루고 미루다가 10월 말이 돼서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11월쯤 오니까 고민이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달력과 내게 남은 휴가들을 쭉 펼쳐놓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관광이 아니라 진짜 쉼을 목표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여름휴가를 쓰고, 개인 연차를 사용해서 2주 정도의 휴가를 사용해도 되는지 일정을 논의해 보았다.
그리고 연말에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그래서 내게는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이라는 쉼의 기간이 생겼다.
나는 집돌이기 때문에 J 마냥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기껏 휴가를 쓰고도 집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뜻있게 휴가를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휴가를 신청해놓고, 여행지와 숙소를 10월 말부터 물색하기 시작했다.
여행지 선정과 숙소
숙소를 잡아야 했는데, 어디 갈지 정하지 않은 상태라서 막막했다.
주변에 사정을 얘기했더니 다들 해외에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래봐야 2박 3일 정도일 것 같고 뭣보다 해외에 나가면 관광의 목적이 강해질 것 같고, 말도 잘 안 통할 텐데 휴식이 아닐 것 만 같아서 제외하기로 했다. 재밌는 있을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영원한 후보인 제주도만 생각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할 생각을 하니 급 피로해져서 강릉도 살펴보기로 했다.
숲지는 제외했다. 겨울이어서 어차피 앙상할 테고, 나는 겨울바다가 보고 싶었다

숙소를 구하기 위해 많은 앱을 다운로드하고 가장 UI나 UX가 괜찮은 앱을 남겨놓고 모두 지웠다. UI가 좋더라도 물량이 너무 없으면 제외했다.
마지막엔 리브 애니웨어라는 앱과 에어비앤비가 남았고 두 가지 앱에서 비슷한 조건을 걸고 살펴보았다. 두 앱 모두 강점으로 내세우는 포인트들이 달랐는데, 에어비앤비 쪽이 물량이 몇 배는 더 많고, 웹도 잘 지원되어 있어 주로 PC에서 큰 화면으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살러 가자'라는 마음에, 검색을 14박으로 검색했다
1박에 4만 원으로 만 잡아도 50만 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싸고 좋은 컨디션의 방을 구해보자고 애썼다.
누군가 3만 원 4만 원짜리 방에 묵을 바에 여행을 왜 가냐고 한 사람도 있는데, 사실 강릉에 홀로 1박 여행을 갔을 때 10만 원이 넘는 방에 묵어본 적이 있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방이었는데, 정작 밥과 술은 나가서 먹은 데다, 바다 구경도 해변에 앉아있었더니 실제로 숙소에 체류한 시간은 자는 시간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었으면 좀 달랐겠지만, 홀로 여행에서 숙소는 후순위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저렴하고, 뷰보다 빨래나 간단한 취사도구가 있는 곳이 기준이 되었다
강릉을 쭉 살펴보는데 강릉은 제주도만큼 특화된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1박에 5만 원 언더의 숙소가 거의 없었다.
숙박이 워낙 길다 보니 그 정도 가격이면 제주도에 가는 것보다 비쌌기에 강릉을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장기 투숙 시 할인이 있다. 위 금액보다 더 저렴한 금액의 51만 원 초반의 금액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행선지는 제주도로 결정되었다
제주도를 살펴보니 크게 동, 서, 남, 북 4방향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서쪽엔 그 유명한 애월이 있고 동쪽엔 성산 일출봉이 있다.
하지만, 나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차를 렌트하지 않을 것이기에 동선을 최적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동, 서 방향을 제외하기로 했고, 북(공항 쪽, 제주시) , 남(서귀포시) 중에서 도심인 제주시를 제외함으로써 숙소를 남쪽으로 정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에서 입맛에 맞게 숙소를 정했다. 장기 투숙에 대한 할인을 받아 1박에 3만 4~6천 원 정도로 14박을 보내게 되었다항공편

항공편도 숙소와 함께 준비해야 했다.
항공사나 시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몇 시에 가는 게 유리한지 살펴봤고, 네이버 티켓에서 아시아나 편도 7만 원 정도로 예매했다.
네이버 티켓은 단순 중계라 어떤 항공사로 예약할지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데, 리뷰가 천차만별이어서 그중에 좀 괜찮아 보이는 항공사를 선택했다. 대부분 A/S 쪽에 문제가 있다는데 내겐 그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최종 결정했다.
여행의 계획
본론으로 돌아와 여행의 계획을 세워야했다. 구글 시트에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일정을 쭉 나열했다.어마어마한 표의 나열이 완성되었다. 어떻게 채워야될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나는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게 쥐뿔도 없기때문에 Visit Jeju 를 참고하면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세트를 만들었다.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중엔 날씨 상황도 적었다.
세트 중 하나인데, 나는 차가 없으니까 한번 이동할 때 최대한 근처의 랜드마크를 찍고 경유해서 올 수 있는 형태를 원했다.
지도에 위 세트를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느낌까지 고려해서 세트를 만들었다
내가 세트를 짠다고 무조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가령, 미영이네는 수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수요일엔 갈 수 없었다.
따라서 이동하는 곳의 운영시간도 알아내서 기재해야 했다.
그리고 책을 구매했다.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고 이참에 이동하면서 책을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책은 너무 두꺼운 책들보단 가볍고 작은 책 위주로 구성했고, 직접 가방에 넣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자료를 조사하고, 휴가 때 최대한 연락받지 않도록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고 제주도에 출발하는 그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