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시리즈
쉬는 동안에 연돈을 가기로 결심했다. 어제 가느냐 오늘 가느냐 중에 고민이 있었는데, 어젠 비바람이 심하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웠고, 다행히 비가 그쳤기에 오늘 가기로 했다. 여태 또간집의 희신이네, 리뷰 명소인 미영이네같이 많이 알려진 맛집들도 간단히 입장했기때문에 좀 안일하기도 했고, 또, 미련있는 직장인들이 월요일까지 연차를 사용해서 쉬더라도 월요일이 한계일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늦춰진게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얘길 언젠가 탔던 택시기사님한테 했더니, 아니다. 연돈은 다르다. 딴덴 모르겠는데 연돈은 다르다. 라고 하시는 말을 새겨들어야 했다...
연돈(예약)

연돈의 예약법을 먼저 알아보았다. 연돈의 현재 예약방법은 방문 후, 번호를 입력해야하는 식이다. 옛날엔 앱으로 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코로나도 바뀌고, 암표랑 대기해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또 바꿨다고 한다. 아무튼 연돈에 방문해서 예약을 해야했고, 가게에서 10시에 예약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오픈한다고 한다.
나는 도착이 조금 늦어서 연돈에 10시 52분쯤 도착했고, 대기번호 158번을 받았다. 연돈이 마치 내게 얘기하는듯 했다. 어 꺼져

옛날의 연돈이 있던 위치를 멀찌감치서 확인하고, 나는 남은시간을 보내기 위해 중문 관광을 떠나기로 했다.
도두반점


시간 계산상 연돈에는 3시쯤에나 입장할 수 있기때문에 최대한 빨리 밥을 먹기로 했다. 그럼 배가 꺼져서 괜찮을거란 생각. 맞은편에 있는 백종원의 도부반점에 가서 식사를 했다. 여긴 상대적으로 인기가 아주 없어서 따로 대기하지 않았다. 그래도 가끔은 대기가 생기는건지 연돈과 같은 예약시스템이 갖춰져있었다. 서빙을 로봇이 하고 있는데 진짜 첨에 유튜브 본다고 로봇이 온줄도 모르고 멍때리다가 알아채고 겨우 받았다. 받고 있으려 하니 이미 직원이 점마 저거 왜 안받나 하면서 오고 있던 차였다. 안내음을 좀 높여야할듯...


짬뽕과 짜장면을 잠들기전까지도 고민했는데, 직원에게 어떤게 더 잘나가냐 하니까 짜장면이 더 잘나간다고 하여 짜장면을 선택했다 (시그니쳐는 짬뽕이다)
하지만... 짜장면은.. 그냥 잘 만든 짜장면이다. 다들 오만 호들갑을 다 떨던데 그냥 짜장면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싹싹 긁어먹을때까지 크게 짜지 않았던 점은 좋다. 탕수육대신에 모듬 딤섬을 시켜먹었는데 이거도 그냥.. 부페에서 먹던 딤섬맛이다. 역시 짬뽕을 먹었어야했나?
제주 실내 사격장

식사후 실내 사격장에 가서 열두발을 쐈다. 연돈 후기에서 연돈 예약해놓고 총쏘면 좋다는 말을 봤는데, 버스로 한정거장만 이동하면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두정거장이던가? 아무튼 가깝다. 사격장은 네이버로 예약하면 2만 5천원이라 만원이 더 싸다.
단, 명시안된게 있는데 네이버 예약후에 1시간이 자나야 주문이 인식이 된다고 한다. 즉 예약하고 바로 올라가면 꼼짝없이 한시간 기다려야되니, 미리 예약하면 좋다.

입장하면, 총이 사로에 종류별로 쭉 놓여있고 원하는 사로에 가서 서서 쏘면 되는데, 나는 타짜에 나오는 스미스앤웨슨을 보고 반가워서 집어들었다. 같은 종류인지는 모르겠다. 권총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깜짝 놀랬고 나의 사격솜씨는 정말이지... 굉장했다

꽃(귤)이 잔뜩 피어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중문으로 향했다.
중문으로 향하다 만난 기괴한......것...
테디베어 박물관



테디베어 박물관에 가서 구경했다. 17살인가 18살에 친구들과 다함께 방문했던곳인데 얼마나 달라졌나 하고 가봤는데 신규 곰돌이 몇개 생긴거외엔 그대로였다. 다만 특이했던게 비스포크 곰돌존이었는데 원하는 옵션을 말하면 실시간으로 바느질(!!)이랑 미싱(!!)을 해서 곰을 만들어준다. 진짜 직원한명이 앉아서 바느질하고 있는데 아니 정말 말이 안나오는 서비스였다. 사람몰리면 어쩌려고 이러나 하는 괜한걱정을 했다
천제연 폭포

박물관 구경을 다했는데도 시간이 남아서 KFC할배를 지나천제연폭포를 구경하러 갔다. 뭐랭하멘에서 봤는데 제주 사람들은 KFC는 서귀포에만 있는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여긴것 같은데 진짜 해녀복장을 입혀놓은 할배라니 캐릭터 너무 웃겼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다리를 지나, 1~3폭포 구경을 했다.



1폭포는 비가 오면 폭포가 된다고 한다. 아니면 잠잠하다는데, 1폭포로 향하면서 어제 비가 왔기때문에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더 많은 비가, 오래동안 와야 하는것 같다. 폭포 중에 분위기는 1폭포가 제일 멋있는데, 쪼금 아쉬웠다. 모두에게 천제연폭포라고 알려진 폭포는 2폭포라고 할 수 있는것같다. 3폭포는 가지마라. 그냥 가지마. 모르겠으면 외워
연돈(식사)

3폭포를 구경하고 보니 캐치테이블에서 알림이 왔다 너 진짜 올거임?
마음이 급해져서 연돈으로 향했는데 한 테이블 한 테이블 빠지는데 꽤 오랜시간이 들었다.
괜히 서둘러왔다고 투덜거리고 있으니 시간이 되어서 입장했다. 총 기다린 시간은 273분이다..
내가 들어가기전에 3시에 재료 소진으로 추가 예약을 받지 않는걸 보고 아쉬워하며 돌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전날 밤에 안심/등심중 뭘 먹을까 고민했다. 왜냐면 1인 1까스만 되는 줄 알았는데, 최소 주문인것이었고 막상 들어가서 보니까 여러개 주문이 되어서 고민없이 안심/등심 모두 주문했다. 카레를 먹고 싶었는데 카레는 사이드메뉴에서 정식메뉴로 승격이 된 것인지, 더 이상 사이드메뉴로 주문이 되지 않았다. 3메뉴는 나도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카레는 포기했다. 아쉬웠다
주문을 하고 기다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돈까스가 나오지 않았다. 기다린지 20분이 지나고 직원을 불러서 내 메뉴가 주문이 들어가있냐 문의했는데, 주문이 되어있다고 말해주셔서 사람이 몰려서 그렇구나 싶어서 더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뭔가 착오가 있었던것이고... 내 주문은 누락되었던게 맞았다. 나는 추가로 20분을 더 기다려서 40분만에 다시 직원을 불러 문의했고, 직원분은 주방에서 누락되었다며 죄송하다고 빨리 갖다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돈까스는 3분도 안되는 시간만에 나왔다.. 좀 화가 났다. 그럼 그렇지 무슨 돈까스를 받는데 40분이 걸리나
하지만, 직원분이 죄송하다며 사이드메뉴처럼 카레를 좀 담아다 주셨다. 나의 분노는 카레와 함께 사그러들었다. 그래서 총 316분의 기다림만에 연돈의 돈까스와 마주할 수 있었다.

돈까스는 맛있다. 보기엔 뻑뻑해보여도 하나도 그렇지 않고, 튀김옷도 바삭하다. 등심/안심중엔 안심이 확실히 더 부드럽지만 등심엔 고기향 같은게 좀 남아있어서 나는 이쪽이 더 맛있었다. (그리고 포방터에서 백종원이 먹은 근본 까스도 등심이다) 카레에 찍어도 먹어보았는데 나의 연돈에 대한 결론은 "300분씩 기다릴만한 집은 아니다." 이다. 동네에서 잘나가는 돈까스집 정도면 비벼볼만하다.
그정도로 별 차이를 맛의 격차를 느끼지 못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왜 이렇게 내가 이 돈까스 평가에 박할까 하고 스스로 되뇌여보니 맛의 기준에 나의 기대가 가득담긴 300분이 포함되어 있었기때문이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돈까스는 아주 맛있지만, 300분의 기다림을 인내해야될 정도로 맛있진 않다. 돈까스라는 포맷이 원래 그런가 싶다.
먹어본 경험으로 충분했고, 나는 두번 다시는 안갈 것 같다.